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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확성기 중단·남북 군사회담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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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확성기 중단·남북 군사회담 제의 김정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발표…전력난 해결이 핵심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상호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중지, 남북 군사 당국 간 회담 등을 제의했다.

북한은 8일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등을 통해 지난 6~7일 이틀 동안 열렸던 제7차 당 대회 사업총화(결산) 결과를 보도했다. 매체는 김 제1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 발언 전문을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보고에서 "북남관계가 사상 최악의 대결상태에 처하게 된 것은 남조선 당국의 동족 적대시 정책으로부터 초래된 것"이라면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심리전 방송들과 삐라 살포를 비롯하여 상대방을 자극하고 비방·중상하는 일체 적대 행위들을 지체 없이 중지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우선 북남 군사 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면서 "북남 군사 당국 사이에 회담이 열리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충돌 위험을 제거하고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것을 비롯하여 상호 관심사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협의·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은 "북과 남은 군사분계선과 서해 열점 지역에서부터 군사적 긴장과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며, 군사적 신뢰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따라 그 범위를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북남관계의 현 파국상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더이상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지 말고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대화와 협상의 마당에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 7일 당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남북의 연락 가능한 모든 채널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중단, 군사 회담 등의 카드를 꺼내 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도 드러냈다.

김 제1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허황한 '제도통일'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부정하고 일방의 사상과 제도에 의한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전쟁을 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남조선당국은 미국의 포악무도한 반공화국 적대 행위에 추종하여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있으며 북남관계를 전례 없는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남조선 호전광들은 우리의 병진로선과 그에 따른 정당한 조치들을 '도발'과 '위협'으로 걸고 들면서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박에 뛰어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을 바꾸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했다.

김 제1위원장은 "미국은 핵 강국의 전열에 들어선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침략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비록 지난날에는 우리와 적대 관계에 있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는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며 평화협정 체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김 제1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미국에 추종하여 동족을 반대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무분별한 정치‧군사적 도발과 전쟁 연습을 전면 중지하여야 한다"면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중지하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위협 계속되는 한 핵-경제 병진노선 포기하지 않아

기존 네 차례의 핵 실험 이후 김 제1위원장은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임을 강조했다. 그는 "세 차례의 지하 핵시험과 첫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자랑찬 승리를 이룩했다"고 자평하며 "국제무대에서 제국주의자들의 핵 위협과 공갈, 강권과 전횡을 물리치고 정의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해 나가는 책임 있는 핵보유국, 주체의 핵 강국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은 "우리는 제국주의의 핵 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전략적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자위적인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공화국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 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 전파 방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로켓을 계속 발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7일 로켓 발사를 감행한 것에 대해 "역사적인 당 7차 대회를 앞두고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했다"며 "우리 국가의 권위와 위대한 인민의 불굴의 기개를 높이 떨쳤다"고 극찬했다.

그는 "우주 과학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첨단 기술의 집합체이며 정수인 실용 위성들을 더 많이 제작·발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2월 7일 발사된 광명성 4호 ⓒAP=연합뉴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발표…전력 문제가 핵심

그간 북한의 당 대회에서는 경제 분야의 중장기 계획들이 발표돼왔다. 이번 당 대회 역시 '김정은'표 경제 계획으로 무엇이 제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면서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에 당의 새로운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민경제 선행 부문, 기초 공업 부문을 정상궤도에 올려세우고 농업과 경공업 생산을 늘여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전력 문제 해결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전력문제를 푸는 것은 5개년 전략 수행의 선결 조건이며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의 중심 고리"라면서 "수행 기간 동안 당에서 제시한 전력 생산 목표를 반드시 점령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 공업부문에 필요한 설비와 자재, 자금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은 전기의 효율적인 사용을 언급하며 이는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방도의 하나"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가적인 통합 전력 관리 체계를 구성하고 실속있게 운영하며 전력의 손실을 줄이고 송전 계통을 점차 유연 교류 송전 계통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은 "전력 생산 기지들을 대대적으로 일떠세워야 한다. 단천발전소를 최단기간에 건설하며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밀고 나가 전력 문제 해결의 전망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 제1위원장은 '석탄공업 발전', '식량 자급자족 실현', '광물 경제 자원화', '수산물 생산 목표 점령' 등의 목표를 제시하면서 대외 경제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경제개발구들에서 유리한 투자 환경과 조건을 보장해 운영을 활성화하며 관광을 활발히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외에 특별한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인해 발생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국면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제의에 정부, "진정성 없다"

북한의 확성기 방송 중단·전단 살포 중단·군사 회담 제의와 관련, 정부는 이날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이 핵 개발과 도발 위협을 지속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거론한 것은 전혀 진정성이 없는 선전 공세"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강조하고 스스로를 핵보유국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억지 주장이며 스스로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을 결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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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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