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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실무그룹 "하청 노동자 죽음, 현대重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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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실무그룹 "하청 노동자 죽음, 현대重 책임" "현대차, 국제노동기준 어긋나…가습기 피해자, 너무 오래 기다렸다"
"실제로 공급망(다단계 하청 구조)에 관련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원청이) 책임을 덜 지는 식으로 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원청의) 영향이 미치는 곳에는 책임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그러지 않는 실정이다." 마이클 아도(Michael Addo) 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Working group on Business and Human Rights) 위원

지난 5월 23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이 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한 기간에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열흘 동안 정부와 기업을 비롯해 시민사회, 인권단체, 노조 등을 만났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에 규정된 의무와 책임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단테 페스케(Dante Pesce) 실무그룹 위원장과 마이클 아도(Michael Addo) 위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열흘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권고사항을 담은 공식보고서를 2017년 6월 열리는 35차 UN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유엔은 이행원칙을 발표하고 이행원칙의 확산과 이행을 담당하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을 2011년에 신설했다. 이행 원칙은 '보호, 존중, 구제'라는 세 가지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 국가는 기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인권침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법적인 의무가 있고, △ 기업은 자신들의 활동으로 인해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인권실사(Due Diligence)를 실시할 인권 존중의 책임이 있으며, △ 국가와 기업은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적절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 발언하고 있는 단테 페스케(Dante Pesce) 실무그룹 위원장.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열악한 작업 환경에 놓인 하청의 대표적인 예"

유엔 실무그룹이 주목한 것은 한국의 원‧하청 제도다. 이들은 이를 '공급사슬'이라고 표현했다. 공급사슬에 대한 적절한 감독부재, 그리고 현행 법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많은 하청 업체 직원들은 직접 채용한 직원들과 비교해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고 안전에 대한 정보도 덜 잡히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가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울산 조선소"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조선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총5만5000명이지만 그 중 3만 명은 하청업체 직원"이라며 "하청업체 직원들 중 80%는 생산직으로 직접 채용한 인력의 20%만 생산직인 것과 비교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 조선소에는 많은 치명적 산업재해사고가 있었다"며 "지난 10년 동안 매년 평균 6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그 중 71%는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6년 들어 5월까지 7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고 그 중 5명은 하청업체 직원들이었다"라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현대중공업이 위험을 아웃소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재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보건안전 환경 개선을 위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위험이 높은 기업들은 하청업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이들이 안전 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부 기업들, 책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부정적 인권 영향의 위험은 공급사슬의 하부로 갈수록 증가하며, 공급사슬이 국경을 넘어 해외로 확대될 경우에는 더욱 심각해진다"며 "정부는 공급사슬 전반에 걸친 부정적 인권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 제도의 허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신들이 만난 일부 기업들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던졌다. 이들은 "우리가 만난 기업들 중 일부는 직접 협력사들을 넘어선 공급사슬을 감시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며 "또 다른 한 기업은 직접 협력사 중 한 곳이 연루되어 있는 인권침해보고에 대해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부 기업들은 공급사슬 전반에 걸쳐 준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급사슬의 단계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 심각성에 따른 인권영향에 초점을 맞춘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위원은 현대자동차를 지적하면서 "현대차의 경우, 우리가 방문했을 때 변호사를 자리에 배석시켰다"며 "그러면서 그들은 유성기업과 관련해서는 자기네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마이클 위원은 "현대차 관계자들이 보여준 반응은 국제노동기준에도 어긋나는 이야기였다"며 "(현대차 관련해서) 노동부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노동부에 이를 우려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소속 노동자 한광호 씨가 회사의 노조탄압으로 목을 매 자살하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이클 위원은 "유엔 기업과 인권 원칙에서는 (원청이) 책임 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며 "그런 점에서 (현대차가 보여준 행동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가습기 살균 피해자, 너무 오래 기다렸다"

단테 페스케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관련해서도 "우리는 피해자 대표, 관련 회사 사장, 그리고 환경부 관계자도 만났다"며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느낀 바는 피해자가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나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단테 위원장은 "이제는 진전을 일궈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옥시 관계자를 만났을 때 사과를 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잇었다"며 "중요한 점은 피해자 리스트를 만들어서 그에 대한 조치를 분명히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단테 위원장은 "이제 진척을 이뤄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피해자, 환경부, 관련 회사가 함께 자리해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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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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