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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답 들으려 다시 허공에 매달린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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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답 들으려 다시 허공에 매달린 노동자 [기고] 유성기업 한광호 사망 100일, 이젠 편안히 그를 보내자
높이 오르고픈 욕망 때문이 아니다. 그저 땅에서 자기가 일한 만큼 노동에 솔직하게 사는 노동자들의 삶을 짓밟지는 말아달라는 요구였다. 일하는 동료들과 어울려 살고픈 소박한 마음들은, 삶들은 높이 솟은 탐욕의 욕망 때문에 목숨을 내놓아야했다. 연간 매출액 91조가 넘고 2016년 2분기 매출액이 24조가 넘는 현대차의 욕망은 끝간 데 없다. 윤주형 열사, 박정식 열사가 목숨을 잃었다. 탐욕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착취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민주노조를 깨기 위해 돈과 힘을 쏟아 붓는 현대차. 상신브레이크, 대림자동차, 발레오만도 등. 고작해야 500명도 안 되는 민주노조의 노동자들을 괴롭혔다. 그 욕망에 목숨을 끊은 유성기업 노동자 고 한광호. 그가 죽은 지 100일이 됐건만 현대차는 어떠한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

현대차는 자동차부품업체 유성기업을 시켜 노동자들을 괴롭혔다. 일상적인 감시는 물론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감시하고 임금을 삭감하고 주차공간에 주차했는데도 징계를 내리는 기막힌 괴롭힘이었다. 현수막을 걸었다고 고소당하는 현실. 경찰과 검찰, 법원의 공조로 한광호 열사는 사측 관리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지만 그들 무혐의로 풀려났다. 오히려 사측의 고소고발 11건에 그는 경찰서와 법원을 드나들어야 했다. 만 5년 동안을 그렇게 괴롭힌 결과 이제 마흔둘의 노동자 한광호가 목숨을 끊었다.

수직의 욕망에 맞서 땅에 있던 또 한명의 노동자가 또 하늘에 올랐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윤영호 지회장이 24일 밤 하늘에 올랐다. 양재동 현대차 본사 10층에서 현대차 최재현 이사가 유성기업을 불러 민주노조 탈퇴를 비롯한 노조파괴를 지시했던 그 앞이다. 윤영호 지회장은 한광호 열사의 죽음에 최소한의 사과와 대답을 현대차 정몽구회장에게 요구하기 위해 고공농성에 올랐다.이제는 장례를 치르고 평안히 하늘로 그를 보내지 않겠냐고, 그러려면 그를 죽인 책임자가 답을 줘야 하지 않겠냐며.

▲ 고공농성에 돌입한 금속노조 유성기업 윤영호 지회장. ⓒ송경동
살아남은 게 미안한 그가 할 수 있는 게 허공에 매달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현대차 건물 10층의 높이도 안 되는 고공농성으로 저 높은 탐욕의 높이를 어찌 넘을 수 있겠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 허깨비 같은 욕망을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마음은 딛고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고 5미터 높이에 올랐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것이 그가 오른 이유다.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싸움을 하기 위해 그는 올라갔다. 노동자도 인간이라는 외침에 지지를 보내는 동료 노동자들과 동료 시민들이 함께 한다면 외침은 5미터는 50미터가 되고 500미터가 넘을 것이다. 2016년 1월 재판과정에서 현대차의 불법행위인 노조파괴 공작이 드러났지만 기소도 하지 않는 대한민국 검찰 앞에서 믿을 건 시민들의 힘뿐이다.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현대차 정몽구를 비롯한 경영진 26명을 3월말에 고발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명도 조사하지 않은 대한민국 검찰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존엄을 믿는 사람들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윤영호 지회장이 경찰에게 쉽게 끌려나오지 않기 위해, 현대차 정몽구가 동료를 잃은 유성노동자들을 만나러 나오게 하기 위해, 아니 한광호 열사를 평안히 하늘로 보내기 위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관심과 연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 그동안도 많은 관심과 연대를 보내준 동료 시민들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호소한다. 재벌을 압박하는 일이 쉽지 않으니 그대들의 손, 끝까지 놓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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