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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집필진 공개되면 업무 차질…비공개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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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집필진 공개되면 업무 차질…비공개 적법" "명단 수개월 내 공개 예정…그때 공개 논의 기회"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진이나 편찬심의위원회 명단 공개를 거부한 교육 당국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강석규 부장판사)는 8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단이 공개될 경우 해당 집필진과 심의위원에 대해 가정과 직장 등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 개발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기한 내에 집필·심의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대표 집필진으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개했을 때 벌어진 상황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당시 이들이 재직한 학교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트위터 등 SNS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비난 글이 잇따랐다.

최 명예교수는 이후 여기자 성희롱 의혹까지 제기돼 집필진 선정 이틀 만에 자진 사퇴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집필·심의 작업이 끝나는 대로 명단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라며 "원고가 주장하는 알 권리는 수개월 내로 충족될 것으로 보이고, 그때 가서 집필진 구성이나 역사교과서 내용에 대해 공개 논의할 기회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국 피고가 예정한 공개 시점보다 수개월 먼저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얻게 될 이익보다 공개에 따라 우려되는 악영향이 훨씬 크다"며 "피고가 명단을 비공개 대상 정보로 판단한 것은 적법하다"고 말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교육부를 상대로 역사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가 교육부가 비공개 결정을 내리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당시 교육부는 이들 명단이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는 이유로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교육부는 교과서 현장검토본이 나온 뒤인 11월에 집필진 명단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현장검토본은 교과서 완성본이 나오기 전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제작하는 시안 형태의 교과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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