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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원들 "위안부, 한·일이 아니라 인류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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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원들 "위안부, 한·일이 아니라 인류의 문제" [현장]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위안부 결의안 통과 9주년 기념행사'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2015년 12월 한-일 정부가 100억의 기금 출연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선언해 많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9월 20일 6시(한국시간 9월 21일 오전 7시) 미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9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결의안을 대표발의해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마이크 혼다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살아있고,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과를 원한다"며 "다시는 이런 전쟁범죄가 인권을 짓밟는 일이 없도록 일본 정부는 사죄해야 하고, 기림비 설치와 교과서 수록 등을 통해 후세에 잘못된 역사를 계속해서 교육하고,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위안부 결의안(HR-121)은 지난 2007년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책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미국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바 있다.

▲ 마이크 혼다 의원 ⓒ권오재

마이크 혼다 의원뿐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미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드 로이스 의원은 "위안부 결의안은 미 의회의 자부심"이라고 밝히고, "일본 정부는 (사죄와 책임, 역사교육을 명시한) 결의안의 내용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미국도 가해자에게 계속해서 이 문제를 묻고 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대외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교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위안부 결의안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하원 아시아 태평양 코커스 의장인 주디 추 의원도 "한, 일간의 합의는 위안부 문제 해결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우리는 위안부 문제가 결의안의 내용대로 해결되도록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 이슈를 지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권오재

미 의원들과 참석자들은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진행중인 이유로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한,일간의 이슈가 아니라 "전 인류의 인권문제"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이크 혼다 의원은 "보코하람과 IS에서 지금도 여성을 성노예화 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등 위안부 문제는 결코 과거의 문제도,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밝혔고, 23선의 지한파 찰스 랭글 의원도 "위안부 문제는 한 개인이나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의 문제"라고 발언했다. 위안부 결의안 작성에 깊이 관여했던 민디 커틀러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 소장은 "위안부 피해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필리핀, 대만 등 전세계적으로 존재하고 있는데 일본은 돈으로 사과를 대신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전쟁범죄에 희생당한 모든 여성들을 위한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찰스 랭글 의원 ⓒ권오재

마이크 혼다 의원과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한인 유권자 센터 김동석 상임이사는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미국 내에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의 동력이 약화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절제되고 전략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김 이사는 "위안부 결의안은 200만 한인사회가 일치단결해 일본정부의 방해를 이겨낸 귀중한 성과"라고 설명하고, "한,일간의 잘못된 합의로 미국 내에서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의 동력이 약화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위안부 결의안이 미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한일간의 이슈가 아니라 홀로코스트, 노예 문제와 같은 전쟁범죄와 인권 문제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한일간의 분쟁 이슈로 축소해 미국의 문제 해결 노력을 약화시키려고 하는데, 한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미국 내에서 일회성 이벤트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한국만의 문제로 인식시키는 활동으로 이런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 ⓒ권오재

위안부 생존자로 행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25년 동안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요구해오고 있지만 제대로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은 아랑곳없이 제 멋대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하고, "두번 다시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고, 후손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도록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1월에 열리는 미 하원의원 선거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마이크 혼다 의원에 대한 응원을 보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하고, 문제 해결에 계속해서 앞장서고 있는 혼다 의원이 일본 정부 등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걱정인데, 혼다 의원이 다시 당선되어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인권문제 해결에 계속 힘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주디 추 의원도 "위안부 결의안 통과 당시 의원이 아니었는데, 의회에 들어온 후 마이크 혼다 의원이 위안부 결의안 때문에 일본 정부로 부터 많은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위안부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용기있는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인권 전문가이자 친한파 의원인 마이크 혼다 의원은 지난 6월 예비선거에서 도전자인 로 칸나 후보에게 0.2% 뒤져 2위로 본선거에 진출해 재미 한인들의 관심과 성원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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