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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사드 부지 맞바꿔도 국회 동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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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사드 부지 맞바꿔도 국회 동의 대상" 사드 부지 졸속 추진 논란 가열…김천 시민·원불교 반발
정부가 경북 성주에 위치한 롯데 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 지역으로 확정하면서 롯데 측과 경기도의 국유지를 맞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동의 절차를 피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이지만, 설사 국유지를 맞바꾸는 방식을 취하더라도 국회 동의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송기호 변호사는 30일 "롯데 골프장을 수용하여, 현금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든 토지를 교환하든 국가의 재정 부담이므로 사드 기지 공여 협정은 헌법 제60조의 국회 동의 대상 조약"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상호 원조 또는 안전 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 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 통상 항해 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지난 3월 한미 간 사드 배치 결정을 조약으로 분류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와 관련, 지난 8월 1일 발간한 '이슈 리포트'를 통해 "사드 배치 협의는 외교부가 발간한 <알기 쉬운 조약 업무>와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을 바탕으로 봤을 때 조약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한미 간 사드 배치 결정이 "① 국제법 주체인 한미 양국이 ② 토지 공여와 시설 건설, 무기 체계 도입이라는 권리·의무 관계를 창출하기 위하여 ③ 한미 공동 실무단의 운영 결과 보고서 등 서면 형식으로 체결하며 ④ 국제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합의'로 조약의 성격을 갖춘다"고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특히 롯데 골프장의 경우 부지를 맞바꾸든 새로 매입하든 간에 정부의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헌법에 명시돼있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송 변호사는 "국방부에 지난 한미 간 합의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조약인지의 여부를 검토한 문서를 공개할 것을 정보 공개 청구했다"며 "사드 문제에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국방부는 합리적 여론 형성을 위해 기본적 사실을 공개해야 하며 적법 절차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정신으로 맞설 것

한편 사드 배치 장소가 성주 성산포대에서 김천시와 인접한 롯데 골프장으로 변경되면서 김천시민과 인근에 성지를 두고 있는 원불교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국방부의 결정 발표 직후 성명서에서 "오늘부터 14만 김천시민은 결사항전 각오로 박근혜 정권 퇴진과 새누리당 반대에 나서겠다"면서 "불통과 독선, 오만으로 가득 찬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김천시민들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고 협의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천시민은 철저히 무시당했다"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새누리당과 3선으로 만들어 준 이철우 의원은 지역민이 목숨 걸고 반대하는 사드를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 지역민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미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장과 지역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하라"면서 "사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롯데 골프장 사드 배치 반대를 꼭 이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김천 시민들이 30일 오후 경북 김천시 신음동 김천시청에서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원불교 비대위) 역시 이날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원불교인들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법인정신으로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맞서 가장 단호하게 맞서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정산 종사와 주산 종사 생장지인 성주 성지에 사드 배치는 절대 불가하다고 누차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와 같은 결정을 강행한 것은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주한 미군 사드 부지를 롯데 골프장으로 발표한 것은 가짜 안보를 빌미로 우리의 성지를 강제로 침탈하겠다는 포고"라면서 "'평화의 성자'가 나신 성스런 은혜의 땅에 신냉전체제의 도화선이 될 사드 배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도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결정을 통해 그동안 사드 배치 과정이 얼마나 졸속적으로 이뤄졌는지가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방부는 새로운 최적지로 결정된 성주 골프장이 (기존 결정지인) 성산포대보다 포대 입지 환경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며 "기존 예정지인 성산포대는 면적이 좁고 직경이 짧아 미 육군 교범이 정한대로 레이더 500m 전방에 6개의 발사대를 부채꼴로 배치하기 불가능하지만, 롯데 골프장은 부지 면적이 넓어 사드 레이더와 6개의 발사대를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배치할 공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런데 이는 사드 배치 부지 변경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 결정 과정에서 어떤 타당성 검증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이뤄졌으며 부지 평가 기준에서도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롯데 골프장을 매입하는 비용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들은 "롯데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다면 1000억 원대로 알려진 비용을 부담하게 됨으로써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게 된다"면서 "국방부가 비용 부담을 우회하기 위해 국방부 부지와 맞교환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우리가 추가로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사드 배치로 한국이 미일 MD 작전의 전초기지로 전락함에 따라 전시에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대신한 '총알받이' 신세가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핵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중대 사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려는 것은 국민의 주권 위임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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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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