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대죄하고 하야해야 한다고 본다.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25일 오전,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최순실 씨는 제2의 차지철"이라면서 '대통령 탄핵'을 거론했다.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 씨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날, 온라인 공간에선 내내 '하야', '탄핵' 등이 주요 키워드로 통했다.
이날 <조선일보> 지면 역시 화제였다. '신문으로 배우는 실용 한자' 지면에서 '하야(下野)'라는 단어를 소개했다. 적어도 온라인 민심만 놓고 보면, 박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격적인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민심은 더 달아올랐다.
최순실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씨의 과거 이력도 화제였다. 이날 <문화일보> 기사가 널리 회자됐다. 고 씨와 최 씨는 20살 나이 차이에도 반말을 하는 사이라고 한다. <문화일보>는 두 사람이 매우 깊은 관계라고 보도했다. 고 씨는 지난 2009년 마약(엑스터시)를 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처벌 받았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도 과거 마약 투약으로 논란이 됐었다. 고 씨는 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 들고 다녔던 가방을 제작했었다.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으로 물러난 박관천 전 경정의 과거 발언도 화제였다. 박 전 경정은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 씨가 1위, 정 씨(정윤회)가 2위이고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시엔 신뢰성을 의심받았던 이런 발언이 다시 주목받았다.
시사 블로거 '아이엠피터(임병도)'가 쓴 "최순실 PC(개인용 컴퓨터)에서 발견된 소름 돋는 파일들"라는 글은 다양한 매체에서 인용됐다. 최 씨가 단지 연설문을 수정하는데서 그친 게 아니었다는 점을, JTBC 보도 내용을 활용해서 입증했다.
최순실 씨의 컴퓨터 속 파일이 작성된 시기와 언론에 보도된 박 대통령의 일정을 비교한 것이다. 그간 별로 주목받지 않았던 박 대통령의 소소한 일정에도 최 씨가 개입한 흔적이 있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건, '오방낭'이라는 파일에 대한 해석이었다.
'오방낭'은 청, 황, 적, 백, 흑의 오색비단을 사용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든 전통 주머니다. 복을 기원하는 부적을 담는 데 쓰인다. 중앙의 황색 부분이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고 바깥의 4색은 각각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엠피터(임병도)'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 복 주머니'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 희망 복 주머니의 다른 말이 '오방낭'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행사에서 박 대통령은 '희망 복주머니'라고 이름 붙여진 주머니에서 국민의 희망메시지를 꺼내 직접 읽었다. 대통령 취임 준비 위원장이었던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당시 언론에 "'희망 복주머니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밝혔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는 최 씨의 아이디어였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박 대통령의 "우주가 도와준다" 발언도 '오방낭'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오방낭' 중앙의 황색 부분이 우주의 중심을 상징한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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