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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동반 '식물'된 새누리, 고립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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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동반 '식물'된 새누리, 고립 자초? 침묵하는 친박· 화력 약한 비박…"靑에 쇄신 요구했잖나"가 전부
최순실 국정 농단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폭락한 가운데서도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입만 바라보며 제 활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 지도부는 지난 26일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쇄신 요구를 내놓고 사흘째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만 기다리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자체' 수습책은 꺼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속 의원들도 당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박계의 경우 일단 '침묵' 상태에서 눈치만 보고 있으며, 비박계는 언론 인터뷰와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동원해 '지도부 사퇴' 등을 요구하고는 있으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대야 협상장에서는 어쨌거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사가 이번 사태를 수사해야 한다'는 상설특검법 활용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사태 수습의 '주도권'을 쥐며 국정 쇄신을 도모하기는커녕 청와대를 따라 당마저도 '식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28일 오전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정현 대표는 리더십을 상실했다. 당과 국가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쓰는 등 당 일각의 지도부 사퇴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공개적인 외부 활동을 삼가며 관련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히려 최근에는 "나도 친구한테 연설문 내용을 물었다"며 박 대통령 비호 시도에 섣불리 나섰다가 사태를 악화시키만 했다.

지도부 총사퇴와 같은 '당도 쇄신하자'는 요구에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답변은 "청와대의 심사숙고를 기다린다" 정도가 전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에도 "우리 당은 비상시국에 모든 것을 다 걸었다" "인적 쇄신을 요구한 우리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 지도부 전원은 사퇴해야 한다"며 사뭇 결기 어린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은 '일단 기다린다'는 말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와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에서 연일 쏟아지고 있는 성토와 '별도 특검법'에 따른 수사 요구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야당은 국가 위기 상황인데도 오직 내년 대선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 공학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야당이든 여당이든 누가 집권하더라도 이런 사태는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며 "국민들도 대통령제에 대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분권형 개헌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에 '석고대죄'를 요구하며 특검 협상 중단을 선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새누리당이 어떤 점을 석고대죄해야 할지 조목조목 열거를 해달라"고 말했다. (☞ 관련 기사 : 민주 "'최순실 부역자' 사퇴 먼저…특검 논의 중단")

김 수석부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는 분명히 청와대에 인적 쇄신을 요구했고 청와대는 이에 대해 심사숙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느 분이 어떻게 잘못됐으니까 사퇴하라고 열거를 해주시면 저희들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전날 특검 협상장에서는 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협 회장·법무부 차관·여야 추천인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특검추천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한 사람을 골라 임명하는 '상설 특검법'에 따른 특검 시행을 주장해 야당의 '협상 중단' 선언을 불렀다.

박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권력형 비리 게이트인 만큼, 상설 특검법이 아닌 별도의 특검법을 통해 수사를 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에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반박은 "법대로 하자는 것"이라는 그럴싸한 말뿐이다.

그러나 입법부인 국회는 법을 지킴과 동시에 현실과 조건에 맞게끔 법을 제정하고 수정하는 권한과 의무를 갖고 있다. 새누리당이 무조건 기존 상설 특검법대로만 특검을 진행해야겠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이 같은 입법부의 본분을 망각한 '청와대 감싸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도 정병국 의원이 "상설 특검보다 특별법을 제정해서 하는 것도 맞다고 본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도 "새누리당은 후보 2인 추천권 모두를 야당에 대승적으로 양보해 소모적 논란을 끝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민심"이라는 지적을 내놨지만 '마이동풍'이다.

국회 부의장인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의원마저 이날 "대통령은 앞으로 외교·안보 등 외치에만 전념하고 내치는 책임 총리에게 맡겨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며 '거국 중립 내각' 구성 대열에 합류했으나, 이 같은 산발적인 당내 쇄신 요구가 청와대와 친박계 중심 지도부에 위력을 떨칠 지는 지켜볼 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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