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전날 새누리당 최고위가 제안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당 수뇌부가 여러 경로로 제안한 김 전 정책실장의 총리 후보 지명안에 대해 비중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쪽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청와대에 김 전 정책실장을 총리 후보 우선 순위로 제안하고 추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김 전 실장은 청와대 근무는 물론 내각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다 이념적으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 위기 상황에서 협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제안 단계이지만 대통령이 결심만 선다면 야당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전 정책실장은 국민의당에서도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후임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안철수 전 대표도 김 전 실장의 영입 추대를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총리 카드'는 현 시점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박 대통령에 제안한 단계이지만, 박 대통령이 거국내각 카드를 받아들일 경우 당청이 후보로 지명하고 야권에도 협력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각각 면담할 때도 총리 후보로 김 전 실장을 직접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결심을 굳히고 김 전 실장이 총리직을 수용할 경우 책임 총리 수준의 내각 제청권을 넘어 일부 장관을 실제 추천, 연정 형태의 정부가 구성되면서 실질적인 국정 운영의 책임을 맡게 되는 방식이 될런지 주목된다.
김 전 실장은 지난 5월 제 20대 총선 새누리당 당선인 대회에 특별 강연을 통해 "정치권이 권력을 잡는 문제에만 함몰돼 있다"면서 여당엔 친박(친박근혜), 야당엔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권력 다툼 양상을 모두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총리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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