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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대국민 사과 후 싸움…이정현 거취 두고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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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대국민 사과 후 싸움…이정현 거취 두고 격론 "이러다 좌익이 靑 점령" vs."당 지도부, 기만적 쇼"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한 4일, 새누리당이 정국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 총회를 열고 격론을 이어가고 있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이정현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날에도 빗발치고 있지만 이 대표와 친박계의 '수습 먼저' 논리와 맞부딪치며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분위기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불붙은 성난 민심과는 달리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집안 싸움'은 이처럼 지지부진하게 장기화할 모양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 총회는 오후 4시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시작됐다.

소속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서서 "역사와 국민 앞에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까지 망가질 동안 새누리당은 무엇을 했나 탄식이 나온다"며 "나라가 혼란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언제나 가장 힘 없는 국민들이다. 일단은 국민부터 구하고 볼 일이다"라고도 했다.

이정현 대표는 곧 이어 회의장 내 연단에 서서 "저는 친박이다"라며 그런 만큼 "제 죄가 크고 무겁다"고 했다.

그는 "오늘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야 할 사안이 있으면 판단을 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그러나 '대국민 사과'로 시작한 의원 총회는 취재진에 공개된 상태로 회의를 진행하자는 비박계 의원들의 요구에도 정진석 원내대표 등이 비공개 회의를 고집하면서 곧바로 날선 설전으로 이어졌다.

이종구 김세연 김성태 오신환 김학용 황영철 등 비박계 의원들은 "의원 총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한 당헌 88조를 근거로 공개 진행을 거세게 요구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가 "여러분 이거 갖고 싸우실 거냐. 여러분들 말씀 안 하실 거냐"라고 말하면서 분위기는 급속도로 험악해졌다.

김성태 의원은 "협박하는 거냐"고 했고 조원진 최고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공개 회의를 주장하자 "앉으라고"와 같은 고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설전 끝에 이들은 공개 여부를 두고 거수 투표까지 진행했으며, 비공개를 원하는 의원이 과반으로 확인돼 회의는 문을 닫은 채로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 당헌은 "원내대표 또는 출석 의원 1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과반 찬성으로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도 담고 있다.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본 전투' 전 일종의 '기싸움'이 헤프닝격으로 벌어진 것인데, 이 거수 투표만 두고 봐도 정국 수습책을 둘러싼 당내 세 분포가 여전히 친박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비공개 회의장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선수를 불문하고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이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조건부 사퇴' 안도 제시됐다고 한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을 만나 "지도부가 여전히 국민들에게 기만적인 쇼를 하고 있다"면서 "이 대표를 포함한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을 지는 그런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당장 이날 중 사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사퇴 불가'를 주장하는 친박계 의원들이 여전히 다수 존재하는 데다가, 정 원내대표부터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 당은 분당이나 창당을 반복해 온 야당과는 그 뿌리부터 다르다고 생각한다"하며 일각의 사퇴 요구를 '분열'에 빗댄 터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이날 "다음주 민중총궐기 때는 청와대가 좌익들에게 점령당할 수도 있다"면서 "당이라도 살아야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애꿎은 선장(이 대표)을 제물로 바다에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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