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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 '국유재산법' 따라 맞교환…숨은 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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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 '국유재산법' 따라 맞교환…숨은 꼼수는? 국회 동의 회피 의도…"그래도 헌법상 국회 동의 대상"
박근혜 정부가 롯데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부가 논란이 되는 사안들을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기 위해 토지 교환 방식에서 이른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16일 경상북도 성주군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하 성주 골프장)과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군 소유 부지를 교환하기로 롯데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골프장은 사드 배치 부지로 최종 결정된 지역이다.

국방부는 "지난 9월 30일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를 선정한 이후 롯데상사 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면서 "국유재산법에 따라 성주 골프장과 우휴 예정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를 교환하기 위해 양쪽 교환 대상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평가 작업이 끝나면 롯데상사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상호 협의 아래 교환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성주골프장과 남양주 부지 평가 결과에 따라 필요 시 남양주 부지를 분할해 교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주한미군 사드 체계 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성주 골프장 부지를 매입한 뒤 남양주에 위치한 군유지 중 골프장 감정 가격만큼의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성주 골프장의 가치는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양주 군유지에는 현재 제2군수지원사령부 예하의 15보급대와 7급양대가 주둔해 있는데 기존 이전 계획에 따라 옮겨질 예정이며, 국방부는 롯데상사 측과 국토교통부령인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인된 감정 평가 기관을 통해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부지 '교환'으로 국회 동의 피하기?

국방부가 롯데와 부지 교환 과정에서 국유재산법을 적용한 것은 국회의 동의 및 승인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토지 교환 과정에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국유재산법이 아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서 '대토(代土)' 방식으로 사드 부지를 확보할 경우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지난 10월 5일 해당 법률의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공익 사업에서 대토 보상을 할 때 공시지가가 200억 이상인 경우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법률안에는 이러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이 의원은 "국방부가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지 매입 비용의 국회 심의를 피하기 위해 대토 형식의 보상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행정부가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회피하려는 편법을 막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 법률을 적용하지 않고 국유재산법에 의거한 교환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결국 교환 과정에서 국회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택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동의가 필요 없어진 것은 아니다. 송기호 변호사는 "성주 골프장과 토지를 교환한다고 해도 결국 그 토지가 국가 소유고 국가가 재정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므로 이는 헌법 제60조의 국회 동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헌법 60조 1항에는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돼있다. 이 조항을 적용하려면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을 조약으로 분류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확정돼야 한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와 관련, 지난 8월 1일 발간한 '이슈 리포트'를 통해 "사드 배치 협의는 외교부가 발간한 <알기 쉬운 조약 업무>와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을 바탕으로 봤을 때 조약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① 국제법 주체인 한미 양국이 ② 토지 공여와 시설 건설, 무기 체계 도입이라는 권리·의무 관계를 창출하기 위하여 ③ 한미 공동 실무단의 운영 결과 보고서 등 서면 형식으로 체결하며 ④ 국제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합의'로 조약의 성격을 갖춘다"고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따라서 한미 양국의 합의는 조약이라고 분류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인 셈이다.

이에 송 변호사는 "국방부에 사드 배치가 조약인지 여부에 대해 공개할 것을 청구했으나 국방부는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며 "사드 문제에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국방부는 합리적 여론 형성을 위해 기본적 사실을 공개해야 하며 적법 절차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역시 16일 논평을 통해 "사드 한국 배치가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을 체결하는 것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며 "국유재산과 교환 방식을 통해 부지를 취득하더라도, 이는 국유재산을 처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체결에 해당한다. 헌법상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할 사항임이 명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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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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