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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잠룡들 "탄핵 추진 논의해 달라" 소속당·국회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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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잠룡들 "탄핵 추진 논의해 달라" 소속당·국회에 요청 "국회 주도 총리 선출, 과도내각 구성 등 수습방안 마련해야"
문재인·안철수·박원순·이재명·안희정·김부겸·천정배·심상정. 20일 낮,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시간 30분 가량의 도시락 오찬 회동을 갖고 "국민적 퇴진 운동과 병행하여 탄핵 추진을 논의해줄 것을 야3당과 국회에 요청한다"는 등 8개 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문재인 등 8인은 '비상시국 타개를 위한 우리의 입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명백하고 중대해 탄핵 사유가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자신들의 소속 정당과 국회에 탄핵 추진을 요청한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들은 탄핵 추진 외에도 



"국회 주도의 총리 선출 및 과도 내각 구성 등 세부 수습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야 3당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정 농단 사태의 몸통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공통된 인식에 따라, 박 대통령의 퇴진만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임을 확인했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박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등 국정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있었던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진실 규명을 회피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반 행위"라면서 "검찰은 지체없이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고 범죄 사실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는 "국정 농단, 헌정 유린에 가담하고 방조한 새누리당은 통절히 참회해야 하며, 새누리당 핵심 관련자들의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야3당의 강력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연대하기로 하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단합하고 단결해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핵을 공식 요구하면서도 새누리당 비박계 등 여권 내부를 향한 제스처는 없는 점, 이들 가운데 일부가 부정적이었던 '시민사회와의 연대'가 명시된 점 등이 눈에 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연합뉴스

각 주자들 입장은?

이같은 회동 결과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 격인 박수현 전 의원이 발표했다. 다만 박 전 의원은 각 주자 측의 입장을 자신이 종합해 대변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았다. 박 전 의원은 이날 모임의 성격에 대해 "(참석자들의) 대표성, 지위 등이 공식적인 게 아니어서, 모든 것은 당을 통해 질서 있게 나가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당이 난국을 타개하는 데 수월하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회의체 상설화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또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박 전 의원은 설명했다.

앞서 12시부터 열린 이날 오찬 회동은 모두발언에서부터 '탄핵'이 직접 거론되는 등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박 대통령은 스스로 한 '수사 협조' 약속마저 어겼다. 오히려 국정에 복귀하고 있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며 "시한을 정해도 응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법이 필요한 때다. 질서 있는 퇴진과 힘께 여야 합의 총리 선임과 탄핵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원칙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야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정치권은 지금 즉시 탄핵 절차에 착수하는 게 옳다. (지체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가장 시급한 일은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될 새 국무총리를 선임하는 것"이라며 "지체 없이 탄핵을 준비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 수사결과 등을 언급하며 "이제 박 대통령이 결단할 때다. 스스로 결단해서, 먼저 퇴진을 선언하고 이후에 질서있게 퇴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그런 결단을 내려 준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 뿐만 아니라, 퇴진 후에도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정치권이 시민 혁명을 완수해 내지 못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며 "퇴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광장의 민심,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하고 싶다. 과거 정치가 광장과 유리될 때 혁명은 실패했고 완수되지 못한 교훈을 새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사태 해결을 '정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지금은 (대선주자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필요한 시기이고, 그 중심은 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안 지사 역시 "저희가 대선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을 알지만, 국정 혼란 수습은 정당과 원내, 의회에 의해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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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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