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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박근혜의 "명예로운 퇴진"을 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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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누가 박근혜의 "명예로운 퇴진"을 말하나 [유종성 칼럼] '하야' 아닌 '탄핵'이 정답이다
두어 주 전만 해도 최순실의 국정 농단과 이권 개입이 문제의 핵심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동안 언론 보도와 11월 20일 검찰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및 최순실 등의 공소장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단지 최순실에게 농락당한 무능한 대통령이 아니라 이 사건의 몸통이며 주범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박 대통령의 범죄 사실의 일부가 명백하게 드러남에 따라 탄핵을 추진할 확실한 근거가 마련됐다. 탄핵 사유로는 검찰이 밝힌 직권 남용과 강요, 검찰이 계속 수사하겠다고 한 뇌물죄(헌법 제46조 대통령의 청렴 의무 위반)는 물론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원의 선거개입 수사와 기소를 방해하고, 자유 시장 경제 질서(헌법 제119조 제1항)와 사유 재산권(헌법 제23조)을 부인하여 사기업의 경영과 인사에 대해 부당한 개입을 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의 퇴출 강요 등 공무원 임면권의 불법적 사용(헌법 제78조 위반) 등으로 민주공화국 헌정 체제(헌법 제1조)를 유린한 것이 탄핵 사유로 적시될 수 있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등으로 학문과 예술의 자유(헌법 제22조)와 같은 국민의 기본적 자유권을 침해하고(이 부분은 아직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관여된 것까지만 드러났고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된 증거는 없지만 국정 조사를 통해 증거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영 방송에 대한 보도 내용 통제와 간섭(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거나 대통령의 지시 하에 했는지 밝힐 필요) 등의 헌법과 법률 위반 혐의도 국회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정 조사와 탄핵 청문회 등을 통해 일정한 증거를 확보하면 탄핵 사유로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야권 내에 하야를 촉구하자는 의견이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가 검찰 발표 후에도 박 대통령이 결단을 하면 "명예로운 퇴진"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하야 요구는 정도가 아니다. 무능한 대통령에게는 하야 요구가 정당하나 민주공화국 헌정 체제를 파괴하고 권력을 사유화해 희대의 권력형 부패를 자행한 범죄자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것은 면죄부를 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하야와 탄핵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비위를 범했을 때 의원면직과 파면의 차이와 같다. 가령 범죄자 박 대통령이 하야를 하여 이승만 대통령처럼 망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박-최 일가가 해외 도피한 자금으로 잘 살 수 있도록 허용해서야 되겠는가? 자진 사퇴를 하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임 시 보수의 95%에 대한 연금을 지급받고 경호는 물론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지원, 나아가서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한 국고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래도 되겠는가? 물론 하야 시에도 곧바로 형사소추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도 취소될 수 있지만, "명예로운 퇴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11월 20일 야권 대선 주자들의 합의문에 탄핵 추진이 들어가 있지만, 그 표현이 애매모호하다. "국민적 퇴진 운동과 병행하여 탄핵 추진을 논의해줄 것을 야3당과 국회에 요청한다"고 했는데, 조속히 탄핵 절차를 밟을 것을 요청했어야 했다. 그동안 야권 일각에서 탄핵에 대해 소극적인 이유로 1) 탄핵 추진 시 국회 의결 정족수 확보의 어려움, 2) 헌법재판소에서 소추위원을 맡게 될 국회 법사위원장 권성동 의원에 대한 불신, 3) 탄핵 심판에 최장 180일 소요, 4) 보수적인 헌재 구성상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5) 내년 1월 31일 임기 만료되는 박한철 소장과 3월 중에 임기만료되는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 임명 지연 시 헌재 재판관 7~8명중 6명의 찬성 의결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 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 모든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본다.

첫째, 탄핵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문제는 새누리당 비주류 비상시국회의에서 탄핵 절차 즉각 착수에 합의함으로써 더 이상 우려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대다수 보수층까지 박 대통령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보수 언론까지 탄핵에 찬성하는 지금 국회 의결을 걱정한다는 것은 패배주의적 사고 아니면 탄핵을 하지 않으려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본다. 또 탄핵 의결에 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시는 탄핵안 발의 후 사흘 만에 국회 의결을 한 전례가 있다.

둘째, 헌재의 탄핵 심판에서 소추위원 역할을 할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비박계로서 탄핵에 협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특검법 심의 과정에서 반대한 것을 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하나, 특검법의 야당 추천 조항에 대해서는 내곡동 특검 시에도 반대한 개인적 소신과 함께 여야 합의 시 법사위원장에게 사전에 의논하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느라 하루 시간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만일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걸림돌이 된다면, 여소야대 국회가 법사위원장을 새로 뽑는 방법도 있다.

셋째, 탄핵 심판에 최장 180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헌법재판소의 헌법 심판에는 탄핵과 함께 위헌 법률, 헌법 소원, 정당 해산 등의 심판 및 국가 기관(지방자치단체 포함) 상호 간 권한 쟁의에 대한 심판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위헌 법률이나 헌법 소원 심판 같은 경우는 180일도 모자랄 경우가 있지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식물 정부와 같은 권한 대행 체제를 오래 끌어서는 안 된다는 상식에 의거해서 헌재가 최단시일 내에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고 헌재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시 헌재에서 64일이 소요되었는데, 당시엔 헌정 사상 첫 탄핵 심판이라 절차를 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고 한다. 또, 헌재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당시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최종 결정을 내리느라고 시간을 좀 더 끌었으리라 본다. 따라서 이번에 헌재가 서두르면 40~50일이면 충분히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

탄핵심판은 일종의 징계 절차이기 때문에 형사 재판처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사자에게 변론 기회를 한 번 주면 그만이고, 변론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한 번 기일을 정해주되 두 번째 정한 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으므로 그리 오래 걸릴 이유가 없다.

넷째, 보수적인 헌재 구성상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이다. 두 가지 점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보수-진보의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고 대다수 보수적인 국민들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민주 헌정 체제의 유린과 구역질나는 부패이다. 헌법을 수호하는 임무를 가진 헌재가 보수적이라고 해서 엉뚱한 판결을 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다음으로 우리 나라 헌재의 발자취를 보면 압도적인 민심을 거스르는 무모한 판결을 절대 내리지 않는다. 헌재와 대법원 간에 권한에 대한 긴장과 분쟁이 계속되어 오면서 헌재는 국민의 지지가 중요함을 잘 인식하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헌재가 민심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릴 때에는 국민들이 헌재를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향후 개헌 논의에서 헌재가 해체될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의식할 것이다. 더구나, 헌재에 탄핵안이 넘어가고 나면 시민들의 촛불이 매일같이 헌재를 에워쌀 텐데, 이러한 촛불 민심을 감히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를 봐라.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그의 지휘 아래 있는 특별수사팀이 대통령이 최순실 등과 공범임을 분명히 하고, 피의자로 규정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촛불 민심이 검찰로 하여금 태도를 바꾸게 한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 과거 정치 검찰의 죄과가 다 면제될 순 없겠지만, 검찰의 태도 변화는 우리가 보수적인 헌재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끝으로 내년 1월 31일 임기 만료되는 박한철 소장과 3월 중에 임기 만료되는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 임명 지연 시 헌재 재판관 7~8명 중 6명의 찬성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정원 9명)에 결원이 생겨도 탄핵 결정에 최소 6명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유 있는 우려이다.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임기 만료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임명이 지연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한철 소장의 경우 2011년 2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이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고, 2013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헌법재판소장에 임명했다. 그의 후임 재판관은 대통령 (국회 탄핵 의결이 지연될 때) 또는 그 권한 대행(국회 탄핵 의결 시)이 국회 인사 청문을 거쳐 임명하며, 이정미 재판관은 대법원장 추천에 의해 대통령 또는 그 권한 대행이 임명하게 되는데, 대통령 또는 그 권한 대행이 지연 작전을 쓸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감안할 때 야3당 지도부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조속히 국회의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 즉시 탄핵안을 발의하고 11월 말이나 늦어도 12월 초까지는 탄핵안을 의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탄핵안 발의를 빨리 해서 탄핵 의결 전에 박 대통령과 핵심 증인들을 불러 탄핵 청문회도 할 수 있으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12월 초까지 국회 의결이 이루어지면 박한철 소장 임기 만료 전 헌재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설혹 1월 말까지 결론이 나지 않는 이변이 생기더라도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 만료 전에는 충분히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가 탄핵을 최후의 수단이라며 시간을 질질 끌다가 이정미 재판관 임기 만료일까지도 헌재 결정이 나오지 않고 더구나 후임 재판관 임명이 지연되는 사태까지 겹친다면 큰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야권에서 우려하는 것은 보수적인 황교안 총리가 헌재의 탄핵 심판 기간 중(40~50일간 예상)과 헌재의 탄핵 결정 시 대통령 보궐 선거 기간 중(60일간 예상)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게 되는 문제이다. 필자는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황 총리가 보수적인 인물이긴 하나 박-최 게이트에 연루된 정황은 없다. 대통령 권한 대행이 독단적으로 지나친 권한 행사를 하면 문제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지금 거대한 성난 민심에 의해 탄핵이 진행되는데, 황 총리가 권한 대행 지위를 이용해 민심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일 황 총리가 권한 대행으로서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여 걸림돌이 되면 국회가 단 2~3일이면 탄핵을 의결할 수 있고, 그 즉시 황 총리의 직무가 정지되며 헌재의 탄핵 심판 기간 중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테크노크라트인 유 부총리가 권한 대행을 하면 민심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치적 행위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국회 추천 총리를 임명하는 데 동의해주면 좋을 것이지만, 이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에 대해 필자는 회의적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추천 총리를 요청했을 때에는 박 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밝혀지기 전이고 하야는커녕 2선 후퇴도 할 생각이 없는 상태였다.

이제 당신을 곧 탄핵하거나 하야시킬 것인데 질서 있는 하야나 탄핵을 위해 국회 추천 총리를 받아들이라고 하면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겠는가? 질서 있는 하야나 국회 추천 총리 임명의 근본적 딜레마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권위를 인정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므로 이를 위한 영수 회담이나 정치 협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국회 추천 총리를 박 대통령이 수용하게 하려면 민심과 괴리되는 정치적 딜(가령 전직 대통령 예우 등 명예로운 퇴진 보장?)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고, 국민들이 이러한 거래를 결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이상에서 왜 하야가 아닌 탄핵을 조속히 추진해야 하는지, 굳이 황교안 총리의 교체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지를 검토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특검에 의한 구속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고,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죄과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해서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전, 노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는 재벌들에게 돈을 받은 데 대해 "포괄적" 뇌물죄로 유죄를 받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특정 재벌들의 약점을 이용해서 강요를 하고 개별 재벌들의 민원을 청취하며 돈을 달라고 했으니 뇌물죄로 더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 또,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12.12 사태와 5.18 광주 학살 등 내란죄의 책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도 민주공화국 헌정 체제를 유린한 내란죄에 준하는 법적 책임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웃 나라 대만(타이완)과 비교해보아도 박 대통령의 죄과에는 최대한의 무거운 법적 처벌이 따라야 한다. 대만의 천수이벤 전 총통은 재임 중의 부패 혐의로 퇴임 직후 형사소추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19년형으로 감형된 후 6년간 감옥살이 하고 나서 지병으로 인해 가석방을 받았고, 막대한 금액의 벌금형도 병과되었다. 천수이벤 비리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온갖 치졸한 비리를 저지른 박 대통령의 경우에는 더욱 무거운 법적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처벌 못지않게 중요한 인적 청산과제들이 있다. 첫째는, 박근혜-최태민 일가가 지난 40여 년간 부정 축재한 재산을 철저히 추적해 환수하는 것이다. 둘째, 박-최 게이트에 연관된 의혹이 짙은 우병우 전 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다. 조윤선 장관의 탄핵도 추진돼야 한다.

다음으로 이에 못지않게 큰 정치적 중요성을 가지는 것은 박-최 국정 농단을 알면서도 이에 편승해서 기득권과 특혜를 누리고 지금도 박 대통령을 무조건 엄호하는 친박 핵심 정치인들의 청산이다. 검찰과 특검 수사가 이들의 범죄 혐의를 다 밝혀내 처벌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정치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처럼 주민 소환의 대상은 되지 않지만, 국회법에 따른 징계 절차를 밟아 의원직 제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회의원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으며(헌법 제24조),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유지와 청렴 의무, 직권 남용 금지 의무 등이 있다(국회법 제155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 유린하는 것을 방조하고 국가 이익보다 공천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저버린 국회의원들에 대해 국회법에 따라 윤리특위에 회부한 후 본회의에서 가장 높은 징계 수준인 제명을 의결하면 된다. 친박 부역자들에 대한 조사를 국정조사특위와 윤리특위의 중요한 과제로 정해 이들을 20대 국회에서 축출, 이들 지역구에서는 오는 4월 재보선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공당의 대표라기보다는 박 대통령의 비서 또는 호위무사 역을 자임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친박 핵심으로 자타가 공인하며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박-최 게이트의 부두목에 해당한다고 지목한 최경환 의원,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한 김진태 의원 등 몇 명을 제명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들을 국회에서 추방하는 것은 검찰 수사 결과 발표 후 청와대의 적반하장식 대국민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행태에 대해 경종을 울림은 물론 친박의 최후 발악에 힘을 빼고 향후 탄핵 의결은 물론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국회의원 20인 이상이 이들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는 것이 시급하다.

끝으로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국가 지도자를 잘 못 뽑으면 국민들이 결국 얼마나 큰 피해를 입는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박-최 게이트가 우리에게 주는 핵심적 교훈은 지도자가 자기 판단 없이 비선 실세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준 것이다. 자기 판단 없는 지도자는 공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형식화하고, 대면 보고를 기피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회피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다. 박 대통령은 비선 조직에서 기획한 사적인 어젠다를 공식 회의에서 형식적으로 통과시키거나 청와대 비서진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해 집행함으로써 엄청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작은 권력이라도 사유화하는 지도자, 공적인 토론과 의결 구조를 무시하거나 형해화하는 독선적 지도자, 베일에 싸인 비선 실세 조직이나 소수의 비공식 핵심 참모 조직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지도자를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비극적 사태를 다시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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