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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압박으로 삼성이 장시호에 16억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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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압박으로 삼성이 장시호에 16억 후원했다" 김종, 즉시 관련 사실 부인…김재열, 김종 둘 중 한 명은 거짓말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의 압박으로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김 사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위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재열 사장은 "김종 전 차관을 만나 (16억 원을) 요청받은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만났다"면서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심적 부담을 갖게 됐으며, 후원을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압력이 있었음을 증언했다. 김재열 사장은 다만 "플라자호텔에서 제일기획 다른 사장들과 만났지만 그때는 금액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16억 원을 받아 동계스포츠센터 설립을 주도한 인사는 최순실 씨 조카인 장시호 씨다. 장 씨는 최순실 씨 언니인 최순득 씨의 딸이다.

장시호 씨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였다"면서 "제주도에 살 때 최순실 이모가 여기서 애 키우지 말라면서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해서 계획서를 만들어 드렸다. 김종 전 차관에게도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장 씨는 다만 김재열 사장을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종합하면, 최순실 씨가 장시호 씨에게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계획을 지시했고, 장 씨는 이를 김 전 차관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김 전 차관이 삼성가 사위인 김재열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서 삼성전자의 돈 16억 원을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토록 한 것이다.

김종 전 차관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다. 최순실 씨의 한때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는 김종 전 차관이 "최순실 씨의 수행비서" 같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종 전 차관은 이 같은 증언들을 강력히 부인했다. 김종 전 차관은 '수행비서'라는 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원칙적으로 제일기획에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김재열 사장의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종 전 차관이나, 김재열 사장 둘 중 한 명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재열 사장의 경우, 최순실 씨 일가에 16억 원을 지원한 데 대해 "압박이 있었다"고 말한 것은 전날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에 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압박'이 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본인과 삼성에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장시호 후원한 16억 원, 삼성전자 돈"

이날 김재열 사장은 후원한 16억 원의 출처가 제일기획을 넘어 삼성그룹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노력했다.

"16억 원 지원을 (사장 개인이) 단독으로 결정했느냐"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질의에 김 사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나와 함께 일하는 임원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종 전 차관이 김재열 사장을 만날 때 제일기획 사장이 아닌 다른 삼성그룹 사장이 동석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의원들의 추궁은 계속 이어졌다. 장 의원은 "사장 개인이 단독으로 16억을 후원하기는 어렵다"면서 "누군가의 허락을 구한 뒤, 지원을 받지 않았느냐. 그게 누구인가"라고 질문했다.

결국 김 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그룹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사장은 결정자가 글로벌마케팅 그룹의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장시호 "朴 대통령, 결혼식에 왔다. 이후에는 한 번도 본적 없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 조카 장시호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내 결혼식 때 뵌 적이 있을 뿐 이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다"면서 "또한, 청와대도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2006년 6월에 결혼식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그만둘 시점이다. 즉 당시 박 대통령은 유력 대권 주자로 여겨지던 시점이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친분이 죽 이어져 왔는데, 최순실 씨에게 '사업 지시'까지 받을 정도로 가까운 장시호 씨가, 박 대통령을 한 번도 못 봤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장 씨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최순득과 함께 성형외과에 같이 다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단 한 번도 없다"며 "어머니(최순득)도 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 씨의 어머니 최순득 씨가 박 대통령의 김치도 담가 주었다는 의혹을 두고도 "그런 적 없다"면서 "나는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김치 장사를 한 적이 없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장시호는 지난 5일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가, 동행명령장이 발부됨에 따라 청문회에 출석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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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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