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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윤리위원장 "친박의 윤리위 점령,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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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윤리위원장 "친박의 윤리위 점령, 너무한다" "김무성·유승민 출당은 의총 거쳐야…박근혜 징계 무산 목적"
새누리당 친박계 지도부가 당 윤리위원회에 신임 위원 8명을 전격 임명한 데 대한 반발로 사퇴 의사를 밝힌 이진곤 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경희대 교수)이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 심하다"라고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이 전 위원장과 윤리위원 7명은 전날 밤 8시 간담회를 갖고, 지도부의 처사에 항의하는 뜻에서 전원 사퇴를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 및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사 전권이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건 너무 심하다"라며 "여러 가지 방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윤리위원회를 압도하고 점령해 버리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저는 평생 언론계에 있으면서 정치권을 들여다보기는 했지만 그게 정치권의 방식인지 이번에 새삼 봤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친박 인사들 8명을 충원을 해버린 것은 기존의 윤리위원회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미로밖에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친박 일색 지도부가 되고 나니까 자기들 목적으로 윤리위를 이용한다면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외부 인사들 모셔다 놓고, 그 외부 인사들도 각자 사회적으로 지명도도 있고 존경도 받는 분들인데 그런 분들을 불러다가 이용한다면 아무리 정치가 그렇지만 도리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 전 위원장은 기존 윤리위가 "대통령인 박근혜 당원에 대해서 징계 심의를 하는" 중에 있었던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이라고 봤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출당 등 징계를 위한 포석이라기보다는, '박근혜 지키기'가 더 주요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윤리위원회에서 현역 의원을 바로 출당시킬 수는 없다. 만약에 윤리위가 제명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의원총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출당시킬 수 있다"며 "지금 그렇게 급히 충원을 한 것은 오는 2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당원 자격심사 최종 결정이 난다는 것 때문에, 그 이전에 어떤 결정이든 아예 무산시켜 버리기 위한 생각으로 그렇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가 (박 대통령 징계에 대해) '오는 20일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그에 앞서 8명을…(인선했다면), 우리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에 따르면, 기존 윤리위는 박 대통령에 대해 사실상 '탈당 권유' 수준의 입장을 낼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 이 전 위원장은 "(12일) 윤리위 회의 분위기는, 사실상 당원으로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지 않느냐, 그래서 앞으로 20일까지 8일간 숙고 기간을 두고, 위원들도 좀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청와대와 당 지도부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것이었다)"며 "저희로서는 다른 곳에서도 그간 말해 왔지만 '12월 20일 전에 박 대통령이 스스로 당적을 정리하시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스스로 족쇄도 풀고 오히려 좋지 않으냐' 하는 희망을 가지고 숙고 기간을 두고 있었는데, 12일 회의 분위기가 그렇게 돌아가니까 최고위원회에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저지하겠다'고 친박계 인사들 위주로 8명을 추가 선임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지도부는) 친박이니까 대통령의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가는 것을 감당 못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친박 지도부의 '무리수'에 대한 성토가 터져 나왔다. 지난 12일 사임 의사를 밝힌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원 충원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며 "주위에서 정신 나갔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윤리위라는 기구가 중립적 위치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그걸 감정적으로 친박 현역으로 채운다는 건 어리둥절한 일"이라며 "우리 가족들은 '그 당에서 당장 나오라' 한다. 밖에서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쳐다보는지 일말의 의식도 없느냐"고 꼬집었다.

정병국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 문제에 대해 묻지도 않았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어제는 윤리위원들까지 임의로 8명을 추가 임명, 그것도 완전히 친박 인사들로 임명하면서 기존에 있던 7분이 사퇴하셨지 않느냐"고 말하고 "그 분들(친박)이 생각하는 것은 당의 존재나 나라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식이 없고 오로지 본인들이 주군이라고 생각하는 박 대통령과 본인들의 정치 생명"이라고 맹비난했다.

비박계 홍문표 의원도 YTN 라디오에 나와 "윤리위는 우리 새누리당의 윤리와 도덕적인 문제를 다루는 최고 결정기관"이라며 "위원 충원 문제는 서류 심사와 심도 있는 회의를 거치게 돼 있는데, 여지껏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무더기로 충원하는 것은 윤리위에서 대통령에 대한 탈당이나 제명 결정이 나올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것은 우리 당내 도리에도 너무 맞지 않고, 사회적인 윤리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며 "저희들도 참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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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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