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하루 앞둔 새누리당은 26일 의원총회를 열고 사드 한반도 배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을 일관되게 반대해 온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를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만장일치 박수 추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인 목사의 반(反) 박근혜 정부 성향에 대해 당내에서 반발이 있을 것을 우려한 듯, "기존의 우리가 지켜 온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추인을 요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인 목사가)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왜 미국 무기가 와야 하냐고 반대한 것이지 남한의 안보 정책상 사드가 필요하다는 현실 (인식)에는 저와 생각이 다르지 않더라"라고 했고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독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인 내정자가 개혁적이고 재야에 계셨기 때문에 우리와 다른 목소리를 가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좌파 진보 세력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는 확신으로 우리와 함께하시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인 목사는 당장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들에서도 국정 교과서와 개성 공단 폐쇄, 위안부 협상 등 현 정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쇄신을 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국민 생각과 동떨어져 있는 정책"이라며 세 가지 사안에 대한 태도 변화를 새누리당 내에 제안해 보겠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인 목사는 새누리당이 지난 4.13 총선 후 제작한 '총선 백서'에서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테러방지법 처리 과정 등을 보며 국민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느꼈다"는 점을 참패 이유로 지적했다.
인 목사는 당시 "경제 정책 실패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경제 실패의 책임을 야당에 뒤집어 씌웠지만 국민은 다 알고 있다. 법안 한두 개 통과 안 된다고 경제가 안 돌아간다는 것은 억지라는 것을"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인 목사는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오락가락'하는 행보는 보였다.
그는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고 알려졌는데 그건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사드는 원칙적으로 배치 안 하면 좋은 것 아니냐.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안보 상황이라는 것 때문에 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누리당이 사드를 찬성한다는 입장인 걸 저는 알고 (비대위원장으로) 갔다"고도 했다.
인 목사는 불과 3월에만 해도 종교계와 시민사회 인사 60명 등이 참여한 제1차 '한반도 평화회의' 제안자 12명 중의 한 사람으로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냈었다.
이 회의가 3월 21일 프레스센터에서 낸 '특별 호소문'을 보면, 참여자들은 △남북 간 대화채널 마련 및 인도적 지원 지속 △북한붕괴를 전제로 한 자극적 군사행동 자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해결 △개성공단 재개 △사드 한국 배치 논의 중단 등을 촉구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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