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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최순실 어록들 "돈 먹으려 한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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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최순실 어록들 "돈 먹으려 한적 없습니다" 4.16 질문엔 "어제 일도 기억 안나"…검찰 조서 검토? "피곤해 뻗었다"

국정 농단의 주역 최순실 씨가 16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는 증인 신문 내내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돈을 먹으려 한 적도 없다"고도 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최 씨가 공식 석상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이야기한 것은 처음입니다.

쏟아지는 질문 속에서도 그는 당당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유도 신문을 하는 거냐"며 탄핵소추위원 대리인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습니다. '황당 답변'으로 탄핵소추위원과 취재진을 당황케 하기도 했습니다. 권성동, 김관영, 박범계, 이춘석 등 탄핵소추위원들이 최 씨의 답변을 듣고 실소를 터뜨리는 표정은 고스란히 헌법재판소 관내 방송에 중계되기도 했습니다.

1시간 20분여 분간 진행된 오전 증인 신문에서 나온 최 씨의 어록들을 모아봤습니다.

▲최순실 씨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대심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 "피청구인이 누구...?"

탄핵 심판의 피청구인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모든 재판에서 통상적으로 이름 대신 '피고', '원고'와 같은 신분을 거명하듯, 헌법재판 과정에서도 '대통령' 대신 '피청구인'으로 부릅니다. 그런데 이날 최 씨는 '피청구인이 누구냐'고 물어봤습니다. 거듭 설명을 해도 재차 되묻는 바람에 이를 지켜보는 취재진은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2. "고영태가 했겠죠"

최 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기 위해 '기획'했다며, 고 전 이사의 진술 내용이 거짓이고 신빙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신문 과정에서 '고영태' 이름만 나와도 진술을 거부하려 했습니다. 그럼 누가 이런 일들을 했느냐는 물음에 "고영태가 했겠죠"라며 의혹을 떠넘겼습니다. 자신이 아닌 고영태가 한 일들이라는 취지의 답변이 계속되자, 탄핵소추위원 대리인은 비꼬듯 "고영태가 짰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탄핵소추위원 대리인 : 미르-K스포츠 재단, 이런 사업 구조는 국가 예산을 받아다가 쌓이는 구조 아닙니까.
(중략)
최순실 : 그건 모르겠습니다. 구조는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고, 어디든 회사가 만들어지면 그렇지 않나. 안 될 수도 있고, 막힐 수도 있고. 그런데 그걸 제가 다 했다고 하고 저에게 재차 물어보는 건 저에게 책임 전가하는데, 저는 돈을 먹으려 한 적조차 없습니다.
대리인 : 고영태가 그렇게 짠 거죠?
최순실 : 그렇죠. 고영태가 그렇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3.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

최 씨가 이날 가장 많이 한 답변은 "기억이 안 난다"였습니다. 거듭된 질문에 그는 급기야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며 퉁명스럽게 대답했고, 기자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리인 : 세월호 참사 당일 증인이 오전에 무엇을 했습니까.
최순실 : 모릅니다.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납니다.
대리인 : 고영태와 통화한 적은 없었습니까.
최순실 : 모릅니다.
대리인 : 국가적 재난이었던 날인데.
최순실 :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4. "유도 신문에는 대답 안 해"

최 씨는 이날 자신의 신문을 맡은 탄핵소추위원 대리인이 유도 신문을 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헌법재판장에게 제지를 요청했습니다.

대리인 : 피청구인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관심이 있었다. 증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도와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최순실 : 제가 꼭 도와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대리인 : 그럼 증인이 내버려 두나요.
최순실 :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리인 :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십시오.
최순실 : 검찰 심문을 받는 게 아닌데 유도 신문에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5. "압박 수사에 죽을 지경"

최 씨는 자신이 검찰에 제출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다 읽어보지 못 했다고 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읽을 수 없었다며, 검찰과 특검의 압박 수사를 비난했습니다.

최순실 : 검찰도 특검도 강압적이라 대한민국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사람이 죽을 지경입니다. 압박 수사를 받아서. 그래서 제가 특검도 못 나갑니다. 이런(신문 조서) 건 저한테 보여주셔도 소용이 없습니다.
대리인 : 검찰에서 신문이 끝나면 읽어볼 시간을 주지 않습니까?
최순실 : 그때 너무 피곤해서 뻗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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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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