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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EU 충돌 본격화…대서양 동맹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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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EU 충돌 본격화…대서양 동맹 깨지나? 트럼프 EU·나토 비판에 메르켈 정면 반박

오는 20일 취임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와의 균열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 EU 동맹국들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타격을 입은 EU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대서양 군사동맹의 핵심인 나토에 대해서도 트럼프 당선자가 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아 미국과 유럽 관계의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1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은 기본적으로 독일의 도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탈퇴한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EU를) 떠날 것으로 믿는다"고도 말했다.

그는 "독일이 EU 회원국들에 대규모 난민 수용을 강요했다"면서 메르켈 총리에 대해선 "불법 이민자들을 독일로 들어오게 하는 아주 재앙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특히 메르켈 총리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가운데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두 사람 모두를 신뢰하면서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지속 기간을 보자.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메르켈 총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유럽의 맹방 역할을 해 온 독일보다 최대 안보 위협으로 지목되어 온 러시아를 더 신뢰한다는 말로 해석됐다.

나토에 대해서도 트럼프 당선자는 "첫 번째 문제는 시대에 뒤쳐졌다는 점이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로 큰 문제는 회원국들이 공평한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거침없는 발언이 몰고 온 파장은 만만치 않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 후 미국과 EU 사이에 전례없는 관계 단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유럽 각국에서 이민에 반대하고, EU 강대화에 회의적인 지도자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트럼프의 태도는 유럽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로부터 직설적 비난을 받은 독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직접 결정한다"며 "트럼프는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제시했을 뿐이다. 그의 견해는 이미 알려져 있었다. 내 입장 역시 그렇다"고 반박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의 난민정책 비판에 대해서도 "시리아 내전에 관해 나는 테러리즘과 난민 문제를 분명히 분리시켜 보고 있다"며 시리아인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압제를 피해 모국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일단 트럼프가 취임하면 우리는 새 미국 정부와 협력해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은 (미국과) 범 대서양 협력을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둘 것"이라며 "유럽은 뭘 어떻게 하라는 외부 충고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퇴임을 앞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NN 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이 아주 직설적인 방식으로 다른 나라의 정책에 끼어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메르켈 총리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을 비판했다. 케리 장관은 "내가 볼 때 메르켈 총리는 매우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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