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최순실 폭로자, 법정서 "신변 위협에 잠 못자고 구역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최순실 폭로자, 법정서 "신변 위협에 잠 못자고 구역질" 청와대와 최순실, 미르-K스포츠 재단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폭로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법정에서 자신을 포함한 내부 고발자들의 신변 보호 방안을 부탁했다.

정 총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오전 열린 국정 농단 사건 6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 신문이 끝난 뒤 "저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신변의 위협이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며 "혹시 닥칠지 모르는 위협에 대비해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정 전 총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의 모금 과정에 청와대와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언론 인터뷰에서 폭로한 인물이다. 이에 최 씨는 지인에게 '왜 정현식의 폭로를 왜 막지 못했냐'고 추궁하는 전화 통화를 했고, 이같은 통화 내용은 국회 청문회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에 이 일(최순실 게이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쉽게 체력이 떨어지고 요새는 구역질도 잘 나온다"며 "오늘도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는데, 사안의 중대성을 아니 무리해서 나왔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석에 앉은 최순실 씨를 의식한 듯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업무로 연관이 되어 교감을 했던 분들과 불편한 모습으로 만나서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못 돌아가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일이 좀 더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해결되어서 정상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순실 측 변호인이 반대 신문 과정에서 "증인에 관계되는 이야기만 하라"며 호통을 쳤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종범, 최순실 서로 알면서 모르는 척"

이날 오후 정 전 비서관이 법정에서 밝힌 내용은 앞서 오전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가 털어놓은 것과 비슷했다. 최 씨가 재단 운영에 깊이 관여했으며, 청와대가 뒤를 봐줬다는 얘기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가 재단 직원들 사이에서 '회장'으로 불렸으며 업무 전반을 지시했다고 했다. K스포츠재단뿐 아니라 미르재단에서도 최 씨는 직함이 따로 없었다.

정 전 비서관이 입사할 당시 연봉 협상도 최 씨와 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임직원 퇴사에도 최 씨가 관여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제가 입사한 이후에는 그랬다. '회장'과 했다"고 했다. 회장은 최 씨를 일컫는다.

최 씨와 연봉협상을 위해 면접을 한 며칠 뒤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잘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안 전 수석이 전화를 한 경위에 대해선 "그냥 회장(최순실)께서 청와대를 통하니까 경로를 거쳐서 연락이 온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이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와 연결돼 있어 이 재단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지원하는 리더라고 생각했다"며 "모든 사안을 보고하고 지시에 따랐다"고 했다.

그는 재단 사업이 청와대 주도로 이뤄진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 씨 주선으로 조성민 더블루K 대표와 함께 안 전 수석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안 전 수석은 정 전 총장에게 "중요한 사업이다. VIP 관심사항이니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K스포츠재단의 관계를 입증하듯, 검찰 압수수색 결과 정 전 총장의 집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기밀인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문건이 나왔다. "문체부 문건을 어떻게 갖고 있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는 "박헌영 전 K스포츠 과장한테서 받았다"고 했다. 박 전 과장은 최 씨 주도로 해당 문건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비서관에 따르면, 최 씨는 재단 안팎에서 '암약'하는 존재였다. "최 씨가 재단에 실질적으로 개입했으면서 비상근 이사 정동구에게 자신의 존재를 말하지 말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했다.

안 전 수석과 최 씨가 서로 모르는 체하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안 전 수석이 최 씨를 알고 있어도 외부에서 그렇게 안 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모르는 척한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사이인지는 몰라도 똑같은 얘기가 양쪽에서 나오니 어떤 형태로든 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안 전 수석과 최 씨가 '공모 관계'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