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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우린 진검승부 원한다. 탄핵은 불륜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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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朴측 "우린 진검승부 원한다. 탄핵은 불륜에서 시작" [전문 요약] 대통령 대리인 측 "이 사건은 고영태와 최순실의 불륜이 시작이다"
지난 1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대리인 측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최순실 씨 두 사람의 관계를 또다시 강조했다.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마치 탄핵 사건의 핵심인 것처럼 묘사한 것. 앞서 변론기일에서도 이런 점을 부각하려 노력한 대통령 대리인 측이다. 핵심을 회피하기 위해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변론내용의 주요 부분을 요약·정리한다. 프레시안은 앞으로도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기사화되지 않은 부분까지도 충실히 전달하려 노력할 예정이다. 편집자

1. 또다시 <사랑과 전쟁> 찍는 대통령 대리인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10차 변론기일을 시작하겠다. 이 사건은 부득이 8명으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진행한다. 심판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 촉박한 일정에도 원활히 진행하도록 협조한 양측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 사건의 중요성은 모두 인식하리라 생각한다. 심판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엄격성이 담보돼야 심판의 정당성도 보장받을 수 있다. 소장이 공석인 상황에서도 중요한 심판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양측도 중대성을 감안해 변론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조해주길 당부한다. 아울러 양측 대리인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자재해주길 바란다.

대통령 대리인 : 증인 신청 관련해서 말하겠다. 우리는 심판절차 관련, 신속과 공정이 함께 이뤄지길 희망한다. 박한철 소장은 탄핵심판의 왜곡 방지를 위해 3월 13일 이전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탄핵심판의 중요성, 그리고 피청구인(대통령)의 방어권을 고려한다면, 재판관 임기로 선고 일을 정한다는 건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헌재 재판관의 수가 적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데 이의가 없다. 다만 재판관 임기와 정족수 문제는 퇴임하는 재판관 후임을 지명하는 절차를 밟으면 충분하다. 이런 법률에 의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대법원, 국회 등에 절차를 밟아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이는 헌재의 역할이다. 이 책무를 하지 않은 채, 그리고 충분한 심리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탄핵심판을 하는 건 사안의 선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절차 기일에서 헌재는 이 사건의 핵심은 사실인정이 문제이고, 진검승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서 탄핵소추 사안은 13개다. 형사법과 헌법 위반 관련해서 5만 페이지가 넘는 검사조서를 헌재는 증거로 인정했다. 검사가 작성한 수사 기록은 대통령 관련 사건을 형사사건으로 인정한 것이다. 법정에서 반대 심문을 하면서 그 조서에 대한 신빙성을 탄핵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헌재는 대통령에게 불리한 조서를 작성한 증인을 채택하지 않았다. 우리는 진정한 진검승부를 원한다. 피청구인에게 불리한 수사기록에 의존하면서 증인들 채택하지 않는다면 조서재판이 될 우려가 있다. 탄핵소추 위원들에게는 예리한 일본도를 주고 우리에겐 둔감한 부엌칼을 주면서 진검승부를 하라는 식이다. 우리는 진정한 진검승부를 원한다.
이 사건은 최순실이 고영태와 불륜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최순실과 대통령의 관계를 알게 된 고영태와 그 일당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실패하자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사건을 악의적으로 왜곡해 제보해 대통령이 추구했던 목표와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변질됐다.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모두의 소명이다. 따라서 소추위원 측과 긴밀한 협조관계에 있는 고영태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달라. 고영태가 증인으로 필요한 이유는 한 가지다. 이 사건 핵심 인물인 롯데그룹을 찾아가 75억을 요구할 때, 자기 이름을 고민우라고 했다. 고민우는 과거 고영태가 여성 접대부로 일할 때 사용한 이름이다. 왜 자기 이름을 거짓으로 말한 지를 명쾌히 증언해야 한다.
헌재가 심리의 신속성을 강조한 나머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않고 대통령직 파면 결정을 한다면 사법기구로 보여지기 어렵다. 사법역사상 중요한 자리다. 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헌재가 심리절차의 신속성을 강조한 나머지 진정한 진검승부를 할 수 없다면 사법 역사 뿐 아니라 세계 사법 역사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신청한 증인을 채택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채택한다면 신속한 재판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탄핵소추 위원 : 우리도 관련해서 발언하겠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지 벌써 두 달이 됐다. 이는 심각한 국정 공백을 야기하고 있다. 조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정치와 국정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늘부터 헌재 소장이 공석이다.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비정상이다. 장기화되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급기야 지구보다 무겁다는 귀중한 생명도 사라졌다. 탄핵심판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고 결정돼야 한다는 건 당연하고 국민도 공감한다. 무용한 증거 조사로 신성한 탄핵심판을 늦춰서는 안 된다. 그간 세 차례 준비절차와 아홉 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대통령 대리인은 불필요한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했다, 급기야 지난 변론기일에서는 중대결심 운운했다. 소추위원으로 유감을 표한다. 모든 게 올스톱돼 있는 상황이다.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조속히 기각되어 대통령직에 복귀해야 하지 않나. 혼란 정국을 안정시키는 게 필요하다. 조속한 심리를 진행하기를 바란다. 탄핵심판을 지연하는 것은 자기만 살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애국심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국민은 심판 절차를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헌법기관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국가기관을 무시하는 태도는 국민들 공감을 얻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대통령 대리인 : 관련해서 덧붙일 말이 있다.
이정미 대행 : 대통령 대리인에서 할 말이 있나.
대통령 대리인 : 방금 한 말 관련해서 반론을 하려 한다.
이정미 대행 : 그 부분은 충분히 했다.
대통령 대리인 : 대통령 변호인으로서 해야 할 말이 있다.
이정미 대행 : 간단히 하시라.
대통령 대행 : 권성동 탄핵소추 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3월 9일이라고 했다. 이렇게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되니, 언론에서는 9일 헌재 선고를 보도하며 '4월~5월 대선 진행'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국회가 헌재의 권위를 심각히 훼손하는지, 그리고 헌재와 교감이 있는지를 우려했다. 국민이 곡해할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었다. 그런데 헌재 소장이 3월 13일 이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정미 재판관 임기가 종료되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취지는 이해되나, 13일 이내라는 것은 9일 선고 기일과 맞물렸다. 우리로서는 교감 의혹을 나타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중환 변호사는 그것만 가지고 중대결심을 말한 게 아니다. '헌재가 무더기로 증인 신청을 기각한다면' 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언론은 이런 단서를 달은 것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우리는 융단폭격을 당했다. 헌재 소장으로부터는 무례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우리는 반대로 헌재 권위를 실추시키고, 언론을 호도한 국회 소추위원에게 강력한 비판을 해줬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탄핵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에 대해 소장은 언론이 이런 식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 질책했어야 했다.
이정미 대행 : 무슨 말인지 알겠다.
대통령 대리인 : 결론을 말하겠다. 무더기로 증인을 기각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 중에 신중히 골라 꼭 필요하다고 한 것은 재신청하기로 했다. 공정한 재판을 위해 신속과 공정을 조화하는 판결을 해주길 바란다.
이정미 : 충분히 알았다. 재판부 회의를 거쳐 증인 채택을 차후 말하겠다. 당부할 말은 준비기일부터 양측 대리인에게 요청한 사항이 있다. 시간이 흘렀는데도 답변을 안 한 부분에 관해서는 신속히 답변 해 달라. 그 다음 대통령 대리인이 이재만, 안봉근 등에 대해 증인 신청을 했는데 주소 파악이 되나.
대통령 대리인 :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이정미 대행 : 어느 정도인가. 경찰도 탐지 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통령 대리인 : 전국민을 통해 찾아달라고 하고 있다.
이정미 대행 : 재판 과정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그렇지 않나. 출석시킨다고 했는데, 언제쯤 가능한가.
대통령 대리인 : 일단 2월 14일로 잡으면, 안봉근에 대해서는 되겠는데, 이재만은 잘 연락이 안 된다.
이정미 대행 : 재판부 논의를 거쳐 기일을 잡겠다. 소재 파악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는 말해주길 바란다.

ⓒ사진공동취재단

2. 세월호 참사는 잘못된 보고 때문이라는 청와대 수석

대통령 대리인 : 청와대 국가안보실 업무는 무엇인가.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 외교안보 정책 현안 관련, 대통령 업무를 지원하고 보좌하는 일을 한다.
대통령 대리인 : 세월호 사건 당일 때는 어땠나.
김규현 : 오전 9시 30분에 해경으로부터 팩스를 받았다. YTN의 사고 자막을 보고 해경에 연락해서 상황보고를 요구했다. 안보실에서는 계속해서 해경과 통화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 대리인 : 증언대로라면 해경에서 안보실로 최초 보고가 올라온 게 오전 9시 33분 팩스인가.
김규현 : 맞다.
대통령 대리인 : 그러면 최초 보고 받은 뒤, 당시 안보실 차장으로 동사건 관련 초동 보고 체계는 어땠나.
김규현 : 그날 우리 요원이 오전 9시 19분에 자막을 보고 해경 상황실에 연락했다. '어떻게 된거냐? 보고하라' 이후 33분에 팩스로 1보를 받았다. 사고가 났다는 것과 학생들이 타고 있다는 것, 위치가 어디라는 것, 그리고 배이름이 무엇인지 정도만 있었다. 우리는 당시 사고의 심대성을 몰랐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했다. 추가로 현장 구조 상황, 구조 세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 해경, 해군 등에 연락해 알아낸 내용을 종합해 오전 10시에 대통령에게 서면보고했다.
대통령 대리인 : 오전 9시 33분 보고에는 사고가 있었다는, 그리고 구조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 상황은 없었나.
김규현 : 그렇다.
대통령 대리인 : 이후 보고 내용(190명 구출)이 잘못됐다는 걸 인식한 것은 언제인가?
김규현 : 우리 상황반장이 '큰일 났다. 이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안타까워했다. 몇 군데 확인하고 중앙대책본부에 확인한 뒤 (구출 보고가 잘못됐다는) 보고를 했다. 그러자 대통령이 김장수 안보실장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엄청난 질책을 했다. 다시 제대로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몇 분 뒤 다시 전화해서 또 다시 질책하면서 확인해보라고 했다.
대통령 대리인 : 세월호 당시 초동대응 과정에서 보고체계가 미흡했고 그것이 당시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김규현 : 대통령이 오전 10시 15분에 지시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상세히 밝혀진 사실관계를 보면 세월호 사고가 8시 52분경 발생했다. 이후 58분에 사고가 났다는 게 밖으로 알려졌다. 당시 8시 58분에 배는 이미 30도로 기울었다. 그리고 9시 21분에 배가 45도로 기울었다. 배 각도는 구조에서 중요하다. 배는 50도가 넘으면 탈출이 어렵고, 밖에서 구조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몰랐다. 10시 30분께 대통령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구출하라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기울어져 작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때 해경청장이 상황이 이래서 구조가 어렵다고 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 상황이 중계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는 적절한 지시를 했지만, 과학적으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통령 대리인 : 세월호 사건 당시 골든타임 놓쳤다고 하는데, 세월호 사건의 골든타임은 언제인가?
김규현 : 배가 45도 기울었을 때가 승객이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10시 30분에는 이미 전복된 후였다. 당시 선장이었던 이준석이 자기 선원들을 갑판으로 올라오라고 한 게 9시 15분께였다. 그때가 골든타임이었다.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탄핵소추 위원 : 김 수석은 재난전문가인가.
김규현 : 외교관이다. 하지만 안보실에 안보실장으로 1년7개월가량 일했다.
탄핵소추 위원 : 재난과 관련해서 특별히 공부한 적 있나.
김규현 : 없다.
탄핵소추 위원 : 45도 정도로 세월호가 기울어졌던 당시가 골든타임이라고 했나.
김규현 : 그렇다.
탄핵소추 위원 : 45도로 기울어진, 즉 9시 30분이 지나면 구조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김규현 : 배가 전복되면 어렵다고 했다.
탄핵소추 위원 : 전복된 시간은 언제인가.
김규현 : 10시 30분이다. 이후에는 불가능하다.
탄핵소추 위원 : 아쉬운 점이 있다. 진도 VTS가 세월호 선장과 대화하며 상황을 파악했다면 얼마나 배가 빠른 속도로 기울어지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랬다면 퇴선 명령을 했을테고 더 많은 사람을 구했으리라 생각한다. 청와대 상황실에서는 교신을 할 수 없었나.
김규현 : 없었다.
탄핵소추 위원 : 해경 123 경정 경장이나 승선원과 전화한 적 없나.
김규현 : 우리 권한이 아니다.
탄핵소추 위원 : 권한 문제가 아니라 사실 문제다. 그런 적 있나.
김규현 : 없다.
탄핵소추 위원 :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증인이 취한 조치는 무엇인가
김규현 : 수요일로 기억되는데, 실무조정회의를 8시30분부터 진행했다. 이후 9시 24분에 끝났는데 그때 문자로 사고가 났다는 내용이 전송됐다. 상황실로 복귀해서 김장수 실장과 있으면서 상황을 관리했다.
탄핵소추 위원 : 9시 24분에 문자를 받은 뒤 가장 먼저 한 조치는 무엇인가.
김규현 : 실장 옆에서 보좌했다. 문서 작성하고 고치고 상황을 받아서 보고서에 포함하는 일을 했다.
탄핵소추 위원 : 사고 당시 배 상태를 확인해봤나.
김규현 : 확인 안 했다.
탄핵소추 위원 : 왜 안 했나.
김규현 : 초기 상황은 해경에서 파악해 보고해야 한다. 우리가 일일이 지시하면 현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시하지 않는다.
탄핵소추 위원 : 상황을 파악해야 거기에 필요한 게 뭔지를 알 수 있지 않나. 배 상태가 어떤지, 침몰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승객은 무엇을 하는지 등에 대한 파악이 제일 먼저 아닌가. 그건 지시가 아니지 않나.
김규현 : 질문 내용은 그런(배 침몰 각도에 따른 구출 확률)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나왔다. 그런 것은 나중에 사후 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엔 그런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탄핵소추 위원 : 그럼 그때는 몰라서 못 했다는 이야기인가.
김규현 : .......
탄핵소추 위원 : 해경 구조 세력만으로 승객 구조가 가능한지 등도 확인 못했나.
김규현 : 내가 확인 한 적은 없다.
탄핵소추 위원 : 몰라서 못했나.
김규현 : 내가 재난구조 전문가가 아니라서...
탄핵소추 위원 : 상황실은 9시 40분부터 배 내부 상황은 알고 있었나.
김규현 : 승객이 탈출하지 못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탄핵소추 위원 : 선체가 뒤집어지는 상황에서 구조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규현 : 그건 해경이 해야 한다. 우리가 뭐라 하지 못한다.
탄핵소추 위원 : 해경에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니 알아봐달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규현 : 당시 상황은 혼란스러웠다. 지나고 보니 드는 생각이다. 현장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었다.
탄핵소추 위원 : 대통령에 유선 보고했나.
김규현 : 한 적 없다.
탄핵소추 위원 : 어떤 경우 유선보고 하나.
김규현 : 북한 관련 지뢰사건 등은 보고를 한다.
탄핵소추 위원 : 세월호 사고 당일 9시30분과 10시30분 사이에 대통령에게 유선 보고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
김규현 : 내용이 너무 없어서다. 해경 등에 알아본 뒤 현재 구조 인원 등을 파악해서 보고해야 하기에 그랬다.
탄핵소추 위원 : 세월호가 침몰 위기에 있다고 생각했나.
김규현 : 못했다.
탄핵소추 위원 : 배가 어느 정도 기울어진 건 알았나.
김규현 : 몰랐다.
탄핵소추 위원 : 구조세력이 도착하면 어떻게 구조할 수 있다는 것은 대략적인 윤곽은 잡았나.
김규현 : 우리가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현장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다.

3. '세월호 7시간'을 궁금해하는 헌재 재판관들

강일원 재판관 : 정호성 비서관 등은 세월호 당시 TV에서 전원 구출했다는 보도를 보고 안심했다고 했다. 정식 국가보고체계를 통해 받은 보고서에서도 전원 구조됐다고 했나.
김규현 : 공식 보고를 받았다. 해경 상황실에서 190명이 추가로 구출됐다고 보고 받았다.
강일원 재판관 : 김장수 실장은 당시 배 안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했다. 190명 추가 구조됐지만 (이전에 구조됐다고 보고받은 180명 포함해도) 배에 남은 사람이 있었다.
김규현 : 100명 정도가 남아있었다. 그래서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강일원 재판관 : 여러 자료를 보면 청와대 내 비서관이 최순실과 이메일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많은 자료를 전달했다 외교안보 관련 기밀문서를 제3자에게 주고받는 건 부적절한가.
김규현 : 적절치 않다.
강일원 재판관 : 유출 문서는 해외순방 일정이었다. 그건 국가기밀이 아닌가.
김규현 : 기밀 사항이다.
강일원 재판관 :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공무원도 볼 수 없는 게 아닌가. 저도 공무원이지만 대통령 순방일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김규현 : 경호상 대통령 일정은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이진성 재판관 : 대통령 보고는 항상 문서로 하나.
김규현 : 구두로도 하고, 문서로도 하지만, 세월호 사고 때는 1보를 문서로 보고했다.
이진성 재판관 : 시급한 건 전화로 하지 않나.
김규현 : 상황이 다급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진성 재판관 : 최초 9시 23분께, 사고를, 파악한 이후, 문서 작성 동안에 상황이 바뀌고, 배 기울기도 바뀌지 않았나. 문서가 완성된 10시에는 이미 문서 내용 기재 내용과는 다른 상황이 돼 있지 않았나.
김규현 : 그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사후에야 알았다.
이진성 재판관 : 9시 30분과 10시 사이에 추가보고가 안 들어왔나.
김규현 : 추가 보고가 안 들어와서 전화해서 추가 파악했다.
이진성 재판관 : 추가 사항까지 파악해서 보고됐다는 건가.
김규현 : 그렇다.
이진성 재판관 : 문서 보고했다는 건 시급성을 인지하지 못해서 그랬다는 건가.
김규현 : 초기엔 내용이 너무 없었다. 추가 내용을 파악해서 문서로 작성했다.
이진성 재판관 : 보고서가 출력돼 대통령에 도달한 이후 10시 15분에 대통령이 전원 구출하라는 지시를 했다. 그런 지시는 안보실장에게 전화로 했나.
김규현 : 그렇다.
이진성 재판관 : 휴대전화 통화기록은 남아있나.
김규현 : 남아있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이진성 재판관 : 대통령 대리인 측이 밝힌 거에 따르면, 12시50분에 고용복지수석이 통화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 그 통화기록은 있는데 세월호 관련 대통령 지시에 관한 통화기록은 왜 없나.
김규현 :. 상세한 통화기록은 없다. 고용복지수석 통화 관련 기록은 관련부서에 전달하기 위해 남긴 게 아닌가 싶다.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통화내역은 간단한 것이다. 사안을 협의한 게 아니라 지시한 것이다.
이진성 재판관 : 대통령이 오후 5시를 넘어 중대본를 방문한 뒤, 특공대 투입과 구명조끼 착용 등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이는 선체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이야기 아닌가.
김규현 : 특공대 진입은 오전 지시사항이었다. 그 사이 뭔가를 했으리라 생각했던 듯하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공대가 못 들어간다는 것을 대통령이 파악 못했을 것이다.
이진성 재판관 : 상황실은 구조 인력이 선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파악 못했나.
김규현 : 추후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이진성 재판관 : 결국, 대통령은 당시 선체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거군요.
김규현 : 그렇다.

김이수 재판관 : 승선 인원이 470명이니 (잘못 보고됐다 해도) 보고 내용으로는 선체에 100여명이 남았다. 그렇다면 위기관리상황실에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김규현 : 당시 일반인들이 가졌던 상황인식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졌던 인식이었다. 보고받고 상황실로 오셔야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대개 상황실은 북한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 온다. 그런데 당시는 그것이 그렇게 긴박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보고를 드리지 않았다.
김이수 재판관 : 국가안보실도 그렇게 긴박한 상황임을 인식하지 못했나.
김규현 : 우리는 상황 파악을 했다. (관련부처와) 99번의 통화를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내려올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김이수 재판관 : 처음에는 몰랐다고 해도, 어느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김규현 : 대통령이 나와 진두지휘할 상황이 아니라고 인식했다.
김이수 재판관 : 관저에서 직무를 하셨다고 하지만, 그것이 재난사고나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은 아닌듯하다.
김규현 : 재난의 성격은 나중에 알게 됐다. 오전 상황에서 그걸 인지한 사람은 없었다.
김이수 재판관 : 470명이 침몰하는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했다면 관저에 가서 말씀을 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10시 반 이후는 침몰 상황 아닌가.
김규현 : 지침을 받고 있었다. 대통령이 상황실에 오셔서 다르게 지시할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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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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