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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제 언론 "사드 대응 위해 핵능력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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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제 언론 "사드 대응 위해 핵능력 확대할 것" 중국 이어 러시아 반발…롯데 사드 부지 교환 결정도 지연

제임스 매티스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해외 첫 순방지로 한국을 방문, 남한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연내 배치 방침을 재확인했다.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러시아 측도 사드 배치가 가시화될 경우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3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서울 삼각지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사드를 올해 안에 배치‧운용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국 장관은 "주한미군의 사드는 오로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체계"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방한길에 오른 지난 1일(현지 시각)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아니었다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면서 "북한 말고 다른 나라들은 사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회담에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이와 다른 인식을 보였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는 미국의 글로벌 MD(미사일 방어체계)의 일환이고 이는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남한 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티모닌 대사는 "사드가 배치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배치가 이뤄지면 러시아 측은 일정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위협을 구실로 삼아 대한민국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이는 역내 안정과 안보에 극히 위험한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 핵 문제 등 역내 문제 해결을 위해 집단적으로 새로운, 건설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친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사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티모닌 대사는 "한국 내 미국 MD 배치와 관련된 러시아의 입장은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부정적"이라며 양국 정상 간 친분과 사드 배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티모닌 대사는 매티스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사드 배치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매티스 장관은 한국의 초대로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한미 양국 간 양자 차원에서 진행되는 행사"라며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았다.

이에 사드 배치의 유동성을 고려해 이같은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티모닌 대사는 "한국 내 정치 상황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며 "한국 언론을 통해 국내 여론과 일부 정치인들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해 탄핵 국면 이후 여론 및 차기 정부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 ⓒ연합뉴스

중국은 한국 외교가 독립성을 상실했다면서 매티스 장관의 방한과 사드 배치 재확인에 비난을 퍼부었다. <환구시보>는 이날 "북한의 핵 개발에 놀란 한국이 매티스 장관의 방한으로 흥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미 미국에 경도돼 미국에 모든 것을 위탁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 한반도 문제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했던 한국이, 이제는 스스로 이런 역할을 포기하고 미국의 바둑알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매티스 장관이 사드와 관련, "북한 외에 다른 어떤 국가도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중국은 이를 믿지 않는다"며 "사드 대응을 위해 핵능력을 부단히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대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신문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전략적 '스피커'로 활용한다는 의심을 받는 매체다. 그렇다고 해도 '핵능력 확대' 등의 단어 수위는 동북아의 긴장감을 높일 수밖에 없다.

사드, 연내 배치할 수 있나?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의 보복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국내 여론에서도 사드 배치 철회 및 다음 정부 이관 의견이 배치 의견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지난 1월 30일 전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0.9%는 '차기 정부로 이관해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배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응답도 20.1%로 집계됐다. 합의대로 해야 한다는 응답은 38.7%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5~7월로 예정된 사드 조기 배치가 동력을 찾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매티스 장관도 이날 한민구 장관과 회담에서 '올해'안에 배치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 조기 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방부와 롯데 간 사드 부지 교환도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르면 5월'에 배치한다는 국방부의 계획이 과연 가능하냐는 관측이 나오는 또다른 이유다.

롯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사드 배치 지역인 성주골프장을 군용지와 교환하는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날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롯데 측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내부에서 잠정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드 배치 자체가 국내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고, 롯데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측은 향후 몇 차례 더 이사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매티스 장관 방한에 맞춰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논하기 위해 정부가 롯데에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면서 "국방부는 사드 부지 교환 계약 체결을 압박해서는 안 되고, 국민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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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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