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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지지율 미지수 '도토리 후보' 대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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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누리, 지지율 미지수 '도토리 후보' 대풍년 10년 까먹은 새누리, '핵무장'부터 '탄핵 기각'까지 '극우 단체' 방불
지난 10년 이명박·박근혜라는 '거물 카드'를 쥐고 정국을 들었다 놨다 했던 새누리당의 행색이 초라해졌다. 원내 95석을 가진 집권 여당에서 대선을 앞두고는 지지율이 1%에도 근접하지 못 하는 후보자만 속출하는 양상이다.

6일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앞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집권'의 희망을 잠시나마 품게 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에 하차하자 당내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도 되기 어려운 '도토리 후보'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모습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원 전 원내대표 등을 '옥동자'에 빗대며 '불임 정당'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 후보만으로 대선을 치렀다가는 '95석 새누리당'에 대한 처참히 낮은 지지율만 확인하고 그칠 공산이 크다.

유명한 '핵 무장론자'인 원유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공식화했다. 그는 대선 전 분권형 개헌을 공약하며 '개헌을 연결고리로 한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즉 '태극기 집회'에 "저도 기회가 되면 가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때 대표적 당내 중립 성향 의원에서, 원내대표를 지내면서는 친박 의원으로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더니, 이제는 '태극기 집회' 참여 의사를 밝힐 정도로 우향우하는 모습이다.

원 의원은 새누리당이 대패한 지난 4.13 총선 당시 원내대표를 지냈다. 특히 처참하게 패배한 수도권의 선거 지휘를 담당한 경기도 선거대책위원장이기도 했다. 그런 그는 당의 참패 후에도 수습을 이끌어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려다 당내 반발에 직면했었고, 비박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던 지난 연말에는 나경원 홍문종 의원 등과 함께 '중진 협의체'를 추진해 봉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그런 원 의원의 이날 출마 선언 회견장을 찾아 "제가 여러분에게 약속드린 대로 드디어 옥동자 한 사람이 탄생하는 그런 순간"이라며 "아들을 낳았는데 생각보다 멋지게 잘생기고 훌륭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원 의원을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데 가장 앞장설 든든한 국방의 기둥"이라고 추켜세웠다.

인 비대위원장은 또 "원 의원 전에도 이인제 전 의원께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너무 겸손하신 나머지 조용히 하셔서 우리 당에 옥동자 한 사람이 더 있는 것을 여러분이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듯,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생의 4번째 출마 선언을 얼마 전 했다. 전날인 5일에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으며, 공약으로는 분권형 개헌과 금융 선진국 등을 내걸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 역시 새누리당의 지난 4.13 총선 참패 책임자 중 한 사람이다. 이 전 최고위원과 원 의원의 선거 출마는 총선 패배 등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최근에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행보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원 의원과 마찬가지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 기관들이 진행 중인 지지율 조사에서 후보자로 포함돼 있지도 않다. 지지율 자체를 알 수 없는 후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대권 행보 중이다. 2월 말 출마 선언을 예정 중인 그는 이날 오후에는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박 대통령의 탄핵은 마땅히 기각되어야 한다"며 "국가 원수의 가치 판단에 따른 통치 행위를 사소한 법률적 잣대로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용은 "헌법의 기본 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기 위한 정당한 통치 행위였다"며 박 대통령을 향해 "좀 더 당당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총선 당시 대구 정치 1번지인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졌으며, 총선 이후에는 새누리당 대표 선거인 8.9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다 자진 철수했다. 그의 최측근이었던 김용태 의원이 진작에 출마 선언을 하고 한참 레이스를 하고 있을 때였음에도 김 전 지사의 출마설이 돌자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다.

인천시장 시절 인천시를 통째로 '빚더미'에 올려놨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안상수 의원도 6일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출판 기념회 자리를 빌려 "농지를 활용한 국토를 개조를 통해 일자리 도시를 만든다면 300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공약했다.

보도 자료에서는 "안상수 의원은 지난 인천광역시장 재임 시 경제자유구역법을 제정하고 송도, 청라, 영종지역을 최초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외국인들이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인천대교를 건설하여 인천을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는 자화자찬도 꺼내놨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안 의원의 인천 시장 재직 시절 인천시가 파산 직전까지 밀려갔던 점을 줄곧 비판해 왔다. 자산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하다가, 한때 재정자립도 전국 2위를 달리던 지자체를 감당하기 힘든 재정난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다.

실제 안 의원이 시장을 역임한 2002~2010년, 인천시는 영종·청라·검단에서 1조 원 이상의 메가톤급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동시 추진하며 막대한 보상비 지출을 했고 급기야는 2008년 국제 금융 위기가 몰아치며 유동성 위기와 취득세·등록세 수입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외에도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폐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내달 중순 성완종 리스트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면 대선 레이스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지사는 특유의 '막말'을 통한 소셜네트워크(SNS) 주목 끌기로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최근 얻기도 했다. 이 밖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출마설도 나돈다.

애초 반 전 총장을 추대하는 '형식적 과정'인 당내 경선에서 불쏘시개 역할 정도가 부여될 것으로 보였던 이 후보들의 지지율은 1% 안팎이거나 아예 알 수조차 없다. 각종 여론 조사 기관의 차기 지지율 조사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여권 후보들은 바른정당의 유승민 남경필 후보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정도다. 출마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는 황 대행을 제외하면,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당 지지율(10% 안팎)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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