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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자유당이 반대하면 특검 연장 법처리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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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자유당이 반대하면 특검 연장 법처리 못한다 [분석] 특검 연장도, 개혁입법도 되지 않는 이유
자유한국당이 지난 15일부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야당 단독으로 삼성전자 직업병, 문화방송(MBC)·이랜드 노동 탄압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는 점을 내걸었지만, 속내는 '개혁 입법'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특검 연장안'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6일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대선용 정치 악법 날치기를 막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의사 일정을 거부하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개혁 입법' 과제로 상법(경제 민주화법), 방송법, 특검법, 최저임금법 등을 꼽았는데, 이들 법안을 '정치 악법'으로 규정한 셈이다.

개혁 입법 가운데 가장 급한 법안은 특검법 개정안이다. 특검의 1차 활동 기간이 오는 2월 말로 종료되는 탓이다. 특검이 단절 없이 활동하려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기간 연장을 허용하거나, 통상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일까지 최소 일주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국회가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바른정당은 일단 특검법 연장안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국회 300석 가운데 자유한국당 94석을 제외하고, 3분의 2 이상이 특검법에 찬성하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극렬히 반대한다는 점이다. 현행 국회법상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원내 4당이 합의해도, 특검법안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의 반대만으로 표결할 수 없다.

▲ 국회 본회의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나머지 4개 당이 활용할 수 있는 국회법 조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패스트 트랙(신속 처리 대상 안건, 국회법 85조), 둘째, 상임위원회에서 법안 폐기 후 7일 후 본회의 재상정 조항(87조),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조항(86조)이다.

우선 패스트 트랙은 국회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이 동의하면 여야 합의 없이도 안건을 본회의에 바로 부의할 수 있는 제도다. 문제는 '패스트 트랙'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처리하는 데 최장 330일(상임위원회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60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당장 2월 안에 연장해야 하는 특검법을 위해 쓸 수 없는 제도다.

둘째로,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을 폐기한 후 7일 이내 본회의에 다시 부의하는 방안이다. 국회법 87조는 상임위원회에서 폐기된 법안이라도 그로부터 7일 이내에 의원 30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본회의에 바로 부의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조항은 원래는 소수 당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역설적이게도 새누리당이 2016년 현행 국회 선진화법을 다수당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역이용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정의화, 새누리發 국회선진화법 본회의 상정 거부)

다만, 이 조항을 이용하려면 해당 상임위원장이 결단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즉,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본회의 일주일 전에 자유한국당이 보이콧한 법사위를 열어 야당과 함께 '특검법' 연장안을 폐기시킨 후, 야당 의원 30명이 특검법을 재발의하면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 소속인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법사위에 올라온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다는 관례를 깨고 자유한국당을 배척하는 '정치적 결단'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 방안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이다. 문제는 직권 상정의 요건이 천재지변,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국가 비상 사태, 각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하는 경우 등 세 가지로 엄격하게 제한된다는 점이다. 직권 상정을 하려면 결국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원내 교섭단체 4당 대표가 모두 합의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동의 없이 특검법에 직권 상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합의하지 않으면 2월 안에 특검법은 통과되기 어렵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거부할 경우 야당으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현행 국회 선진화법은 양당 체제를 전제하며 합의를 독려하는 수단으로 만든 건데, 4당 체제라서 합의가 더 어려워졌다"면서 "대선이 끝나면 진영을 정리하든지, 국회법을 바꾸든지 둘 중 하나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우상호·정병국 "황교안 거부시 '특검 연장' 직권상정")

다만, 2월에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특검법을 제외한 나머지 개혁 법안은 '패스트 트랙' 조항을 이용해 약 1년 뒤 통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의원 총회를 열고 '패스트 트랙' 등 개혁 입법 과제를 통과시킬 수 있는 국회법 절차를 모두 동원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물론 이 조항을 이용하려면 해당 개혁 입법을 1년 뒤에도 바른정당을 포함한 국회의원 3분의 2가 지지해야 한다는 변수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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