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오는 21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공식 통보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5일 "박 전 대통령 측에 21일 오전 9시 30분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 측이 "소환 일자가 통보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극 응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조사가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박 전 대통령 응할 경우 전두환·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네 번째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린 지 불과 닷새 만에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일자를 통보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정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소환 결정을 신속하게 내린 또 다른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미룰 이유나 명분이 더는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은 '3월 내 수사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게 출석 시점까지 6일간의 유예 기간을 줬다. 앞서 검찰 1기 특별수사본부가 대면조사를 요구했을 당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뤘던 것처럼, 또다시 조사를 연기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신분이라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됨과 동시에 불소추 특권이 사라짐에 따라,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일반 피의자 신분으로 직접 불러 비교적 수월하게 조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1기 특수본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 등을 공모한 피의자라고 보고, 8가지 혐의 사실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나아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5개 혐의를 추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후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또 그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당시 대리인을 통해서도 "단 한 번도 사익을 위해 또는 특정 개인의 이익 추구를 도와주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만큼, 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직접 조사에 응하더라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액수가 430억 원대에 달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방안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