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지난 2015년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의 집기를 허락 없이 빼냈다는 주장에 대해, 최 씨의 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탁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는 16일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집기가 많이 낡아 '적절한 시기에 처분해달라'고 미리 얘기해 정리한 차원이지, 함부로 처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최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최 씨의 대리인 이경재 변호사가 전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걸 최 씨도 안다"면서 "참담한 일이 일어나는 데 대해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법적 책임' 유무가 아니라, 어쨌든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냐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최 씨는 지난 10일 공판 도중 박 전 대통령 파면 소식을 들은 후 대성통곡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대성통곡은 아니고, 그냥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며 "목이 쉬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더라"고도 했다.
이 변호사는 최 씨의 청와대 출입 사실을 놓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등 최 씨 측근들이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과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윤회 (문건) 사건' 이후로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외부로 노출되거나 밖으로 활동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그것을 최 씨 본인도 잘 알았다"며 "모든 행동을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벽을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씨가) 잠깐 청와대에 가는 것이 마치 큰 비밀 창고의 일부를 열어본 것 같은 착각을 준 것"이라며 "사실 별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최 씨가 차명 전화를 사용한 데 대해선 "그건 사생활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앞서 고영태 전 이사 등 국정 농단 사건 폭로자에 대한 수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어도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와 고영태 일당에 대한 수사 착수가 동시에 이뤄져야 차후 수사나 공소유지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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