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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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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확정…安 "탄핵 반대 면죄부 연대, 안 한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선출됐다. 안 후보의 일성은 "승리"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문재인의 시간은 가고 있다. 안철수의 시간이 왔다"고 했다. 자신이 "2012년보다 백만 배 강해졌다"고도 했다. 이른바 '비문(非문재인) 연대'에 대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일언지하에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4일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한 수락연설을 통해 "오늘 이 순간, 겸허한 마음과 엄숙한 각오로 국민의당 19대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한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에 나선다. 기필코 대선에서 승리하겠다. 압도적 승리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양복 상의를 벗고 팔을 걷어부친 셔츠 차림으로 수락연설에 나선 그는 "지난 2012년, 제가 완주하지 못해 실망하신 국민들 계시다는 것 잘 안다"며 "하지만 저 안철수, 2012년보다 백만 배, 천만 배 강해졌다"고 자부했다.

이른바 '연대론'에는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저 안철수, 오직 국민만 믿고, 안철수답게 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지율 낮을 때도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주장했다. 단 한 번도 유불리 계산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결선투표 해 주실 때가 되었다.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과반 지지 넘는 대통령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어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 하지 않겠다. 탄핵 반대 세력에게 면죄부 주는 연대, 하지 않겠다.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 하지 않겠다"며 "오직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본선 경쟁 상대인 문재인 후보를 향해서는 직·간접적으로 날을 세웠다. 그는 "안철수의 시간이 왔다"며 "안철수의 시간이 오니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 국민 통합의 시간이 오니 패권의 시간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 가르기 끝장내야 미래로 갈 수 있다. 분열주의, 패권주의로는 나라를 바꿀 수 없다"며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고, 줄 잘 서는 사람을 쓴다.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을 널리 찾아 쓰겠다"고 말했다.

수락 연설에서 "물려받은 유산 없이도 실력으로 '빽'을 이기는 성실한 국민들을 위해 이기겠다"고 한 것이나, 이날 순회경선 연설에서 "박근혜가 박정희 딸 아니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됐겠나. 이재용이 이건희 아들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삼성 1인자가 됐겠나. 유산 받아 손쉽게 올라간 사람들 어떻게 됐느냐. 대한민국을 큰 위기에 빠뜨리고 감옥 갔다. 능력 없는 사람들이 상속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면 안 된다. 무능력한 상속자에게 국가를 맡기면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이른바 '친노'라는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은 문 후보를 겨냥한 공격으로 해석됐다.

안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 후 기자회견에서도 '39석 여당으로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타 정치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대통령 선거다. 대통령이 얼마나 협치 가능한 사람이냐가 중요하다"며 "(저와 문 후보) 두 사람 중에 누가 협치할 수 있나를 봐야 한다. 계파주의에 매몰돼 있으면 협치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문 후보를 간접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른 당이 아니라, 같은 당 내에서도 (상대방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협치가 가능하겠느냐"고까지 했다.

안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충남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문 후보가 "저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 구도라는 것은, 안 후보가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구 여권 정당과 함께하는 단일 후보가 된다는 뜻이다. 그것은 바로 적폐 세력들의 정권 연장을 꾀하는 그런 후보란 뜻"이라고 말한 데 대해 "마치 허깨비를 만들어서 허깨비를 비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제가 여러 차례 걸쳐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공학적인 연대에 대해 반대하고,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누차 말씀드렸다"며 "문 후보가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제 저와 문 후보가 양강 구도로 가는 입장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은 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몰상식하고 불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안철수 전 대표가 수락연설을 마치고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안철수, 누적 득표율 75%…압도적 승리


안 후보는 이날까지 치러진 국민의당 순회 경선에서 누적 75%의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바로 대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치러진 국민의당 대전·충청지역 순회경선 결과는 총 1만510표 가운데 안 후보가 무려 8953표(85.37%)를 받았고, 손학규 전 대표 1297표(12.37%), 박주선 국회 부의장 237표(2.26%)였다.

대전·충청을 포함한 전국 순회경선 누적 득표율은 총 18만4768표 가운데 안철수 72.71%, 손학규 19.38%, 박주선 7.91%였다. 이를 80%로 환산하고, 여기에 20%의 비율로 반영되는 여론조사 결과(안철수 84.20%, 손학규 12.85%, 박주선 2.95%)를 더한 최종 득표율은 안철수 75.01%, 손학규 18.07%, 박주선 6.92%였다.

손 전 대표는 경선 최종 결과 발표 직후 축하 인사 순서에서 "안 후보가 우리 당을 대표해 대선에 나가게 됐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웃음지으며 말했다. 손 전 대표는 "그런데 여러분 너무하셨다. 저한테도 표를 좀 주시지 20%가 안 된다는 게 뭐냐"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손 전 대표는 "제가 후보, 대통령을 하고 싶었다. 제가 하면 제일 잘할 것 같았다"면서도 "국민들이 안 후보를 선택했다. 이제 우리는 마음껏 안 후보를 지지하고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안 후보가) 저 손학규의 한을 풀어주셔야 한다"며 "이제 안 후보의 어깨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개혁 세력을 하나로 모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부의장도 연단에 오른 자신에게 쏟아진 박수에 "이런 지지를 진작 좀 보내 주시지…"라고 농담을 하며 "한국 정치 발전과 국민의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과 성의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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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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