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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 미사일 퍼부은 트럼프, 다음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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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 미사일 퍼부은 트럼프, 다음은 북한? 러시아·호주, IS 격퇴에 차질 생길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군의 공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중국과 정상회담 도중에 갑작스럽게 이뤄진 이번 포격을 두고, 북한을 압박해 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을 끝낸 뒤 발표한 성명에서 미군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조치가 시리아 정부군이 벌인 화학무기 공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가 무고한 민간인에게 끔찍한 화학무기 공격을 개시했다"면서 "화학무기 사용과 확산을 사전에 저지하는 것은 미국의 필수 안보 이익"이라며 공격 배경을 밝혔다.

그는 "시리아 정권이 화학 무기를 사용하고 화학무기금지협약(CWC)상 의무를 위반하고 유엔의 촉구를 무시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시리아 북부의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서는 화학무기 살포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을 포함해 주요 서방 국가들은 이 공격을 시리아 정부군이 벌인 것으로 간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방송 NBC는 미군의 미사일이 시리아 중부지역 홈스 인근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을 향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기지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싣고 출발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에이피> 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미군이 해당 기지에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미국의 공격으로 6명이 숨지고 수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성 발언이 아닌, 실제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나서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도 말이 아닌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중동과 동북아의 국제정치 구도가 다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의 사례처럼 북한에도 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에 '핵이나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경우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 첫날 만찬을 끝내는 시점과 유사한 시각에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에 '북한을 압박해서 핵 문제를 해결하라. 그렇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지중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이지스구축함인 포터함(DDG-78)이 시리아 홈스 인근의 정부군 공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호주 "IS 격퇴 국제 공동전선 무너진다" 우려 표명

한편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공격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통신은 7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가 기자들에게 미군의 포격과 관련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이미 위험한 상황에 처한 러시아와 미국 관계에 심각한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그가 "(미국의 시리아 기지 공격은) 국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궁극적인 (우리의) 목표와 가깝지 않으며, 반대로 전 세계 악의 무리에 대한 효과적인 처단과 이들의 격퇴를 위한 국제 연합체를 만드는 데 있어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악의 무리'는 이슬람 국가(IS)를 의미하는 것으로, 미군의 시리아 정부 폭격이 IS를 격퇴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적인 공동 전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 국가인 호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입장이 나왔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이날 "호주 정부는 미국의 신속하고 정당한 반응에 강력한 지지를 보낸다. 화학무기 공격이 시작된 비행장에 미사일 타격이 가해진 것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이번 공격이 아사드 정권과 전쟁을 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미국 역시 아사드 정권을 전복시키겠다는 뜻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슬람국가(IS) 축출을 위해 아사드 정권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졸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 역시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썼다는 것이 혐오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아사드 정권을 도려내기보다는 IS를 축출하는 일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라디오 ABC 방송에서 이같은 입장을 피력하며,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대신 아사드 정권과 가까운 러시아나 이란 정부가 아사드에 대한 압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하다가 자칫 IS 축출을 위한 국제적인 공동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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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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