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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과 직접 대화…정권 붕괴 추구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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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과 직접 대화…정권 붕괴 추구하지 않아" "북핵은 체제 유지 위한 것"…美, 대화 국면으로 유턴하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직접 대화할 여지가 있다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던 트럼프 정부가 이른바 '선제타격'을 비롯한 군사적 조치보다는 외교와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공영 라디오 NPR과 인터뷰를 가진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화 테이블로 와야 한다면서 "직접 대화를 열어놓고 있다. 다만 대화의 주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목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을 갖는 이유는 자신들의 체제 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오직 핵을 보유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그러한 무기(핵)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확신시켜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정권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 또 우리는 한반도의 급격한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에 관심 없다"고 밝힌 북한의 입장에 대해 대답이라도 하듯 북한 정권에 대해 강경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 셈이다.

이는 지난 3월 17일 틸러슨 장관이 방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 "군사적 갈등까지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만일 북한이 한국과 미군을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강조했던 것과 비교해 보더라도 분명 북한에 대해 다소 누그러든 태도를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과 25일 인민군 창건 기념일에 핵 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군사적 행동을 보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틸러슨 장관이 북한의 핵 보유 이유까지 설명하면서 대화를 언급한 데에는 중국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6~7일(현지 시각) 플로리다 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 주석이 존경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이 사실상 트럼프 정부에게 '북핵 과외'를 시켜준 것 아니냐는 평가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4월 의장국인 미국은 28일(현지 시각) 안보리 대북 특별회의를 소집했다. 이 회의는 틸러슨 장관이 주재하며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참석했다.


방송은 이날 회의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결의안을 통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결의안에 들어 있는 제재를 더 강력하게 실행해 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틸러슨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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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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