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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트럼프 후임' 거론 "부통령 펜스, 후원조직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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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트럼프 후임' 거론 "부통령 펜스, 후원조직 출범" "펜스는 트럼프 실정 책임자, 권력이양 순조롭지 않을 듯"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며 똘똘 뭉쳤던 미국 주류 언론들이 이제는 트럼프의 조기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임기 끝 시작"이라든가 "사상 최단기 탄핵 가능성" 등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아예 "트럼프 후임은 펜스 부통령"이라는 보수진영 일각의 수군거림도 대서특필할 정도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관료들이 대선 개입을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을 임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일부 언론은 벌써부터 펜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다음은 펜스가 대통령"이라는 희망사항을 노골적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 희망사항이 언론뿐 아니라 공화당 등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보수진영이 은밀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펜스 대통령(Conservatives begin to whisper: President Penc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법무부가 특검을 임명하기에 이르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펜스 부통령이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귀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하원 의원의 말을 인용, "제임스 코미 전 FBI국장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펜스 부통령은 이미 대통령 연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이런 수군거림에 대해 펜스 부통령 측은 표정관리에 급급해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 측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를 가로채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련한 기술을 발휘해 왔다는 평을 들어왔는데, <폴리티코>가 이 기사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하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벌써부터 트럼프의 후임 대통령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정부의 실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권력 이양이 순조로울 보장은 없다. ⓒAP=연합

"펜스가 대기 중이니, 트럼프를 버리는 게 쉽다"


하지만 '미국의 조갑제'로 불리는 보수논객 에릭 에릭슨마저 "공화당은 트럼프를 버려야 한다. 펜스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는 필요 없다"고 썼다. 그는 특검 임명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까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국민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트럼프가 탄핵될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뉴욕타임스>에 기고까지 했다는 점에서 입장이 확 바뀐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보수 논조의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샛도 "유능한 인물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를 버리는 것이 나을 상황이 됐다"면서 "트럼프가 제거됐다고 해서 힐러리 클린턴이 소급해 당선될 것도 아니고, (트럼프가 임명한)닐 고서치 대법관이 해임되는 일도 없지 않느냐"는 칼럼을 썼다.

'펜스 대통령'을 원하는 목소리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의회에서부터 워싱턴 로비업계(K 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펜스를 트럼프보다 대통령으로 선호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로비스트는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추진한 어떤 정책도 성과를 낼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반면, 펜스는 의회에서 선호하는 인물이며, 예측이 가능한 편이며,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상당수의 공화당 로비스트들은 펜스가 없었다면 백악관이 지금보다 훨씬 혼란스러웠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펜스의 참모진은 부통령 비서실장 조시 핏콕과 마크 쇼트 의회 담당 수석 보좌관, 러스 봇 백악관 예산국 부국장 등 의원 시절부터 함께 일해온 오랜 측근들이 많다.

<폴리티코>는 "펜스는 조지 W. 부시 정부의 딕 체니 부통령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상은 아닐지 몰라도, 트럼프가 펜스에게 상당히 의존해 왔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트럼프 후임으로 펜스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서 축출되는 상황은 헌정위기 상황이고, 펜스 역시 트럼프 정부의 실정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상 대형스캔들로 물러난 사례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당시 제럴드 포드 부통령이 나머지 임기를 채운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폴리티코>는 "펜스와 달리 포드는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의 후임으로 부통령에 임명됐다"면서 "포드는 닉슨의 당선을 돕거나 닉슨을 옹호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펜스는 이미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다. 펜스는 '위대한 미국 위원회'라고 명명한 정치후원조직을 결성했다는 보도가 특검 임명 보도 직후 터져 나왔다.

<폴리티코>는 "전통적으로 부통령은 당의 전국위원회에 자신의 정치기반을 통합시켜왔다는 점에서, 부통령이 자신의 정치후원조직을 결성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펜스 측에서는 이 정치후원조직이 출범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펜스의 측근인 마티 옵스트와 닉 에이어스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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