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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파격 인사'에 숨은 세 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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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파격 인사'에 숨은 세 가지 코드 인선 설명하며 "개인적 인연 없다", "시각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 및 외교안보 인사는 두 분야의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전에 이 분야 정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7명의 주요 인사를 발표하며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이들을 대거 발탁함으로써, 탈코드 인사, 탕평 인사, 균형 인사라는 모양새를 냈다.

능력 중심 인사 강조

우선 문 대통령은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고졸 신화'라는 입지전적 전력을 가진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발탁해 '흙수저 인사'라는 인상을 심었다.

김 부총리 후보자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덕수상고 졸업 뒤 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에 합격한 인물이다.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소개하며 "누구보다 국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분"이라고 강조한 까닭이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데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는 등 보수 정부에서도 요직을 두루 거쳤다. 문 대통령은 "저와 개인적 인연이 없지만"이라고 밝혀 과거 정부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일 처리와 능력을 중시했다는 뜻을 강조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는 문 대통령이 약속한 '성 평등 내각'에 방점을 찍은 인사로 풀이된다.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임명될 경우 외교부 첫 여성장관이자 외무고시가 아닌 첫 특채 출신이 된다. 강 후보자는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 출신으로 영어 실력을 인정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어 통역사를 맡기도 했던 인물이다.

강 후보자는 2005년 여성, 비외무고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장에 올랐고, 외교부 국제기구정책관을 지내던 2007년 유엔으로 옮겨가 유엔 인권부대표 지냈다. 이후 지금까지 유엔에서 근무하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정책특보에 까지 올랐다.

강 후보자가 유엔에서 근무하던 시기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재임 기간과 겹쳐 '반기문 라인'이라는 평이 제기됐지만, 강 후보자를 반 전 총장의 측근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개혁과 보수 균형 강조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혁과 탕평을 동시에 겨냥한 인사라는 평가다.

장 실장은 지난 1990년대부터 재벌 문제를 제기하며 1997년엔 참여연대에서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아 삼성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와 지배구조 문제를 알려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국민정책 본부장을 맡아 정책 분야 공약 전반을 총괄한 데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자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임명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지난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세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을 입안한 데 이어 2010년엔 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했던 보수적 경제학자다.

이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교사'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급격하게 거리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부위원장을 맡은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경제 전략 및 주요 정책 방향 수립을 돕는 대통령 자문기구이지만 대통령이 의장이어서 실질적 리더는 부의장이 맡는 구조다.

김 부의장이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보수적 시각을 가진 학자라는 점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이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의장은 이번 대선 때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김상조 교수와 함께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으며 당시 문 후보가 김 부의장의 연구실을 직접 찾아 합류를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군 출신 배제, 외교 전문가 중용

관심을 모았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정의용 아시아정당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을 임명해 '군 출신'이 아닌 외교 전문가에게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냈다.

정 실장은 2001년~2004년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내 정치권 경험도 있는 인물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의 외교자문단인 '국민아그레망' 단장을 맡아 활동한 캠프 인사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등과 함께 안보실장 하마평에 꾸준히 거론됐으나 결국 문 대통령은 정 실장을 선택했다.

대신 문정인 교수를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임명함으로써 통일과 외교, 안보 분야에 두루 정통한 그의 실력을 중용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비상임 직책인 외교안보특보는 외교와 안보, 위기관리 등의 분야에서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문 교수와 함께 외교안보특보로 임명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최근 대미 특사로 활동한 만큼 미국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주미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 언론사 회장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한 그를 당시 문재인 후보가 직접 자택으로 찾아가 입각을 요청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 1999년 보광그룹 탈세사건,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에 연루된 인사라는 점에서, 비록 비상임 직책이지만 홍 전 회장의 공직 수행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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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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