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부산 서구 보수동에 거주하는 김순희 할머니(81)가 지난 19일 전 재산인 공시지가 2900만 원 상당의 다세대주책을 기부하나는 유언공증을 했다.
김 할머니는 2년전 대장암과 소장암을 발견해 수술을 했으나 최근에 간으로 전이되면서 건강이 악화됐다. 이에 할머니는 더 늦기 전에 20년 전의 약속을 지키고자 유산을 기부하게 됐다.
경북 풍기에서 7남매 잡안에서 자라온 김 할머니는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형제가 모두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없었고 성인이 되면서 각자 뿔뿔이 흩어졌다.
서른이 될 무렵 김 할머니는 결혼을 하고 자식은 없었지만 노점으로 생계를 꾸려오던 중 20년 전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된 김 할머니는 생계가 막막해졌다.
이때부터 보수동주민센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었던 전창곤 계장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전 계장은 당시 혼자가 된 할머니에게 기초생활수급자 등록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해 사회복지관의 여러 프로그램을 소개해 김 할머니의 홀로서기를 도왔다. 이후 김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매월 생계비를 지원받고 명절이나 김장철 등에는 쌀과 김치 등도 지원받으며 지내왔다.
당시 김 할머니는 "예전에는 굶어 죽는 사람도 있는데 전창곤 계장 덕분에 이렇게 많은 걸 받게 됐다. 내가 죽을 때 꼭 보답하겠다"고 말하곤 했다.
최근 건강이 악화되자 김 할머니는 전 계장을 찾아가 "더 이상 미루다가는 내가 마지막으로 딱 하나 하고 싶었던 유산기부를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계장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부의사를 밝혔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었던 전창곤 계장의 도움으로 할머니가 지속적으로 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할머니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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