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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남상태에 2만 유로 건넸다"는 진술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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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검찰, "남상태에 2만 유로 건넸다"는 진술 '폐기' [분석] 비리 드러난 이창하 진술, 검찰이 눈감은 이유는?
검찰이 지난 2009년 진행한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 수사에서 남 사장 비리 혐의를 포착해 놓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 수사 도중 남상태 사장 측이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로부터 청탁 명복으로 2만 유로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수사는 "의심 거래가 없었다"는 이유로 진행되지 않았다.

"남상태에 돈 건넸다"는 이창하 진술 '폐기'

<프레시안>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007년 10월 경 '디에스온' 최대 주주이자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인 이창하 씨로부터 "남 사장의 유럽 출장 중, 남 사장에게 2만 유로를 지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관련해 남 사장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고, 금융계좌를 추적했다.

검찰은 2만 유로가 대우조선해양 사업 수주 및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직 유지를 위한 대가성 뇌물인지 여부에 대해 수사했지만 "청탁 (명목)이 아니다"라는 이창하 씨의 진술을 받고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2만 유로는 당시 시세로 따지면 (1유로=1300원 가량) 우리 돈 약 2600만 원에 해당한다.

▲ '러브하우스'에 출연할 당시 이창하 씨

검찰은 또 이 씨가 2004년 8월~10월 두차례에 걸쳐 남 사장(당시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의 처 최 모 씨에게 8000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이 씨로부터 확보했다. 검찰은 공사 청탁 등의 대가로 의심했지만 공소시효(배임수재, 5년)가 지나기 직전 최 씨를 조사해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말만 듣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또 2008년 2월 대우조선해양 DSME클럽 게스트 하우스 리모델링 비용을 5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변경 계약하는 과정에서 이 씨와 최 씨의 부당 거래가 있다는 혐의를 잡고 계좌추적을 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 당시 대우조선해양 고위 임원이었던 김 모 씨에게 "이 씨가 전무직 유지 및 수주 대가로 2회에 걸쳐 8만 유로를 건넸다"는 관련자들의 증언을 확보했지만, 역시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직원을 불러 "청탁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김 모 씨는 8만 유로 중 4만 유로를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 남 사장의 처 최 모 씨, 대우조선해양 고위 임원 등에게 거액을 건넸다고 진술한 이창하 씨에 대해 검찰은 관련자들의 진술만 듣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남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 등으로 불똥이 튀지 않도록 수사 범위를 정해놓고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은 지난 2009년 4월 16일 사건 접수 보고를 시작으로 그해 10월 이 씨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임원 5명을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한 후 1차적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 씨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 시절에 협력업체의 공사 청탁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아 챙기고 회사돈 6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해 12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었다. 개인 비리였다.

이 씨 등을 기소한 후 검찰은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사는 계속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비자금 사건이 터졌고,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이 지난해 12월 기소되면서 사실상 대우조선해양 수사는 마무리된다.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진행된 검찰 수사가 이 씨와 남 사장의 관계를 비켜간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향후 국정감사 등을 통해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수사 과정의 '부실'을 인정하게 될 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검찰 수사 과정에 대한 내용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이미 대우조선해양 수사는 종료가 됐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리로 물러난 이창하는 여전히 남상태의 '심복'?

문제의 이창하 씨는 남 사장과 관계가 돈독한 인물이다. 이 씨는 남 사장이 2006년 4월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부임한 직후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로 영입됐다. 남 사장은 또 이 씨의 개인 회사를 거액에 인수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이 씨의 회사에 물량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남 사장과 이 씨의 '수상한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 관련기사 ① 대우조선해양과 건축가 이창하 씨의 '수상한 관계', 관련기사 ② 대우조선해양을 덮친 '한나라 낙하산')

이후 이 씨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 등으로 재직할 시점에 저지른 비리로 처벌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현재도 남 사장과 여러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오만에서 추진한 두쿰 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이 씨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오만과 MOU 종료로 사실상 정체된 상태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지난해 10월 26일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하고 있는 두쿰개발지구를 방문해 오만 정부 인사에게 "향후 추가 발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지지부진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 작년 국감서 "남상태 드러난 의혹 만으로도 해임 가능"

대우조선해양에는 1999년 구제금융 당시 공적자금 1조 원 이상이 투입됐으며,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다. 최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사실상 준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 국민주 방식 매각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권력형 비리 예방 차원"이라고 말한 부분도 주목된다.

홍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서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 민유성 전 행장을 앞에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햇다.

◯홍준표 위원 : 오늘 이야기를 죽 들어보면 남상태 사장이라는 분 참 문제 많은 모양이지요?

◯한국산업은행장 민유성 : 위원님,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쉽지 않습니다마는 저희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의혹과 진실과의 구분이 정확하게 될 수가 없습니다.

◯홍준표 위원 : 의혹이라는 게 근거 없이 발생하는 게 아니에요. 사법적인 절차로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을 뿐이지 의혹이라는 게 근거 없이 발생하지 않아요. 아무런 근거 없이 의혹 만들어 내면 그거 나쁜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정치권에서 제기된 의혹이 사법적인 절차로 확인만 안 될 뿐이지 상당히 진실에 접근하고 있는 게 많습니다. 몇 년 전의 대북송금도 산업은행에서 출발했지요. 그것도 몇 달 간 의혹이 제기되다가 그게 사실로 판명되잖아요.

제가 드리는 말씀은 남상태 사장이 직원인사에도 문제 있고 연임 과정에도 문제 있고 또 이번에 엄청나게 큰 소송과정에도 문제 있다면 대주주 입장으로서는 그 의혹만으로 해임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잘 한번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사건으로 번지기 전에 한번 검토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산업은행장 민유성 :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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