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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성공 거둔 회담"...트럼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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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성공 거둔 회담"...트럼프만 남았다 [전문가 진단] "북미 정상회담서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도출 전망"
남북 정상이 4.27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합의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며,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이와 관련한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27일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며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문제에서 미국이 '키 플레이어'중에 하나고 아직 북미, 한미 정상회담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또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했는데, 이는 남북이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조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합의했다는 뜻"이라며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조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이번 합의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최선"이라며 위와 같은 문구가 "우리가 미국과 국제사회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지금의 행동이 비핵화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보장해주는 일종의 보증인이 되어준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도 "최대치의 성공을 거둔 회담"이라고 평가한 뒤 "회담 결과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 선언이 언급됐는데, 이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미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미 국무장관이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을 때 이미 이러한 합의 내용을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못 참고 '천기누설'을 했던 것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제 북미 정상회담은 오늘 남북 정상이 이야기했던 내용을 실천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시점을 정해서 완전한 비핵화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있는 해인 2020년을 기한으로 잡아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 사찰을 완료한다는 부분도 회담의 결과에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내에서 수행원 없는 산책에 나서고 있다. ⓒ판문점 공동 취재단

백 수석연구위원 역시 북미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비핵화를 완료한다'는 수준의 합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그는 "트럼프는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일단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막아야 한다. 또 올해 있을 중간 선거를 이겨야 한다"며 "트럼프는 '북한이 우리한테 핵과 미사일로 위협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전 미국 정부들이 북핵 문제를 질질 끌어왔다'면서 '내가 이번에 한 번에 해결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 임기 내에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완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역시 '2020년까지 비핵화 완료'라는 카드가 필요할 것이라는 게 백 수석연구위원의 전망이다. 그는 "미국은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바뀔 수 있다. 그러면 정책이 또 바뀐다. 그러한 미국의 정치체제를 고려했을 때 북한은 미국의 대선 전에 비핵화 이행까지 완료하고 싶을 수 있다"며 "북미 모두 서로 2020년까지 비핵화 이행을 완료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내에는 평화체제 논의보다는 비핵화를 먼저 해야 하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이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했다는 입장을 전달했을 수 있다"며 "그렇다면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동전의 양면이며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미국에 설득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합의한 부분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일체의 적대시 행위'에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정부가 훈련의 축소나 중단을 고려할 수도 있는데, 이는 미국과 국내 여론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당장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이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 문구가 북한의 비핵화 및 체제 안정을 위한 안보 환경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대목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군사적 위협 제거와 체제안정을 위한 안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남북한 군사적 조치는 당연히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군사적 조치, 즉 안보를 통해 안보를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개성에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합의했다. 연락사무소란 아직 수교를 맺지 않은 두 국가가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전 단계로 사실상 대사관의 역할을 하는 곳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징적인 기관을 개성에 두기로 한 것을 두고 김준형 교수는 "개성에는 남북이 같이 쓰던 시설이 있었다. 그걸 그대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일이 잘 풀리면 개성공단도 열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개성공단에는 남북이 함께 사용했던 사무실 및 건물이 남아있다.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와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사무처 등 남북 실무자들이 함께 근무를 한 공간이 남아있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행되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활성화하고 회복한다는 의도도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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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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