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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진 "남상태 한번도 조사 안해"…검찰 부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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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권재진 "남상태 한번도 조사 안해"…검찰 부실 수사? 강기정, 새 의혹 제기 "대우조선 비자금 의혹 포착하고 수사 안해"
검찰이 지난 2009년 대우조선해양 비자금 의혹 수사 때 남상태 사장 측의 석연치 않은 금품 수수 사실을 포착하고도 남 사장을 단 한번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도 고개를 들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남 사장은 연임을 위해 현 정권 실세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김윤옥 여사 연루설'까지 제기했었다.

권재진 법무부장관은 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종합질의에서 "남 사장 측이 금품을 수수한 것과 관련해 남 사장을 몇 번 조사했느냐. 조사 안 했죠"라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다.

검찰이 지난 2007년 10월 경 대우조선해양 관련 회사인 '디에스온' 최대 주주이자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인 이창하 씨(☞ 관련기사 대우조선해양과 건축가 이창하 씨의 '수상한 관계')로부터 "남 사장의 부인 최 모 씨에게 2004년 8000만 원을, 2007년 2만 유로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수사 과정에서 남 사장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권 장관을 몰아세웠다.

강 의원의 질의와 관련해 권 장관은 검찰이 내사를 진행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권 장관은 최 씨가 2004년 8000만 원을 전달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 "그것은 2004년도 범죄다. 이미 공소시효가 완료됐고, 수사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그 외에 2007년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권 장관은 "관련자 진술이 일관성 없고 번복됐고, 기소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이와 함께 "최 씨의 제일은행 계좌에 (대우조선해양 관련 인사인) 정 모 씨와 옥 모 씨가 2억 4000만 원을 입금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목적으로 왜 최 씨에게 돈을 줬느냐"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권 장관이 "내사 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최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는 모르겠다. 돈이 왜 은행으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는데, 검찰이 내사 종결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게 이해가 되느냐"고 거듭 권 장관을 추궁했다.

▲ 권재진 법무부장관 ⓒ뉴시스

<프레시안>이 최초 보도한 대우조선해양 고위 임원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강 의원은 "김동각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에게도 이창하가 4만 유로를 건넸다. 확인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 장관은 "최 씨와 이창하, 김동각은 조사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사실관계 파악은 돼 있었는데 범죄로 구성할 증거가 부족했다"고 답변했다.

권 장관의 답변에 따르면 <프레시안>이 검찰의 남 사장 측 금품 수수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난 9월 23일 보도한 내용((☞ 관련기사 검찰, "남상태에 2만 유로 건넸다"는 진술 '폐기')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권 장관은 내사 사실은 인정하면서 "공소 시효가 지났거나 범죄 구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답변했다.

강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의자에 돈을 두고 갔다.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차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받고 기소했다. (남상태 사건과) 이 건이 어떻게 차이가 나느냐"고 권 장관을 몰아세웠다. 이에 권 장관은 "사건이 똑같을 수 없고, 한명숙 사건의 경우 공여자 진술이 일관됐고, 다른 증거에 의해 유죄로 판단해 검찰이 기소했다. (남상태 사건과) 똑같은 차원에서 형평성을 표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검찰이 한 전 총리를 수사했을 때 뇌물 공여 의심을 받은 곽영욱, 한만호 씨의 진술을 핵심 증거로 제출했던 것과 달리, 남 사장 사건 수사의 경우 뇌물 공여 의심을 받은 이창하 씨 등의 진술을 사실상 묵살한 것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이창하 씨는 검찰이 내사 종결한 남상태 연임 로비 의혹 수사에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 대우조선해양 비자금 의혹 포착해놓고 수사 안해"

강 의원은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이 인터렉스메가라인과 HX메가라인을 설립해 8년치 물량을 몰아줘 자금 세탁을 했다는 것을 검찰이 포착했지만 아무 조사도 하지 않고 덮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다.

두 회사는 모두 2007년에 설립됐는데, 강 의원 측은 "비슷한 일을 하는 회사인데, 둘 중 하나는 유령 회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하자 강 의원은 "보고를 받고 나한테 보고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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