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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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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박근혜 [김종배의 it] 김성식·정태근 탈당, 본질은 '절망'
거듭 말한다. 한나라당의 위기는 박근혜의 위기다. 정태근·김성식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 선언이 또 한 번 증명했다.

두 의원의 탈당 선언이 재창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반발이라고 하지만 이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본질은 반발이 아니라 절망이다. 재창당 요구의 뒤끝이 아니라 재창당 요구의 절박성이다.

이런 진단은 아주 단순한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박근혜 의원이 당의 간판으로 나서 이탈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란 가정이다. 별 문제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더 좁혀서 쇄신파 의원들이 박근혜 의원의 정치적 파괴력에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면 재창당 요구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굳이 십여 년 동안 쌓아올린 한나라당의 질서를 일거에 무너뜨리면서까지 재창당을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꾸로 보면 된다. 쇄신파가 집요할 정도로 재창당을 요구한 것은 이런 가정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의원의 존재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존재를 지우지 않은 채, 외부 인사를 대거 끌어와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은 채 박근혜 의원만으로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영남지역은 몰라도 반MB·반한나라당 정서가 심한 수도권에서는 이런 가정이 현실화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도권에 정치적 둥지를 튼 쇄신파가 재창당을 요구한 것이다.
▲ 탈당 선언을 한 한나라당의 정태근 의원(왼쪽)과 김성식 의원(오른쪽). ⓒ프레시안

쇄신파는 박근혜 의원을 비싸지만 철 지난 옷으로 본 것이다. 비싸서 버릴 수는 없지만, 철 지나 때깔은 약간 빠진 옷이라 여겼기에 그 옷 위에 액세서리를 붙여 커버하려고 한 것이다. 정태근·김성식 의원은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박근혜 의원에게 기댄다고 해서 '금배지'가 보장된다고 여기지 않은 것이다.

아무튼 묘하게 됐다. 박근혜 의원에 대한 전략적 믿음의 부족이 탈당 선언을 불렀다면, 탈당 선언이 다시 박근혜 의원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과정에서 당내 의견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박근혜 의원의 면모가, 자신을 중심으로 당내 질서를 재편하려는 박근혜 의원의 의도가 그대로 노출돼 버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의원은 전략적 제휴세력인 쇄신파를 잃었다. 함께 친이계에 맞설 우군을 잃어버린 것이다.

박근혜 의원은 이중고를 안게 됐다. 리더로서의 면모에 생채기가 났을 뿐 아니라 리더십의 기반마저 일부 잃고 말았다. 박근혜의 위기를 가중시킬 요인을 겹으로 떠안은 것이다.

이것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일지 모른다. 정태근·김성식 의원의 탈당으로 상황을 종료시킬 수만 있다면 털고 일어설 여지가 있을지 모른다. 한데 그래 보이지 않는다. 2명이 추가로 탈당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만이 아니다.

큰 줄기는 따로 있다. 친이계다. 이들 또한 재창당을 요구했다. 재창당을 요구하는 의원모임까지 만든 바 있다. 이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쇄신파가 탈당 선언을 하는 와중에도 꿈쩍않고 있다. 박근혜 의원에 대한 전략적 믿음은 고사하고 정서적인 믿음조차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인데도 아직까지 별 소리가 없다. 암중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까?

박근혜 의원의 처지는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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