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극찬한 건 한나라당 비대위의 '디도스 대책'이다. 최구식 의원에게 자진탈당을 요구하고, '검찰수사 국민검증위'를 설치하고, 당 소속 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다.
어떨까? 한나라당 비대위는 정말 '쇄신킥'을 날린 걸까? 아니다.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선 뜨악하다. 당장 이런 의문이 싹튼다. 왜 최구식 의원에게 출당이나 제명 같은 더 강한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자진탈당만 권유했을까하는 의문이다. 그래도 출당이나 제명 조치 정도는 내려야 '불신 뚫고 하이킥' 수준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비대위의 첫회의 내용을 브리핑하던 황영철 대변인이 밝혔다. "논의 결과 검찰 수사에서 무죄가 입증되면 그때 다시 입당하면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확신하지 못한다. 최구식 의원이 디도스 공격에 연루됐다는 확증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거꾸로다. 기울어 있다. 최구식 의원이 연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가 어제 첫회의를 열었다. ⓒ뉴시스 |
이렇게 갈음하고 나서 다시 살피면 본질이 드러난다. 비대위의 최구식 의원 자진탈당 권유의 정당성이다. 없다. 그렇게 요구할 어떤 근거도 비대위는 갖고 있지 않다.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비대위가 근거도 없으면서 자진탈당을 요구했다면 이는 '쇼'다. 더불어 '방벽 치기'다. 따가운 눈총 보내는 국민에게 '쇼'를 펼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검찰 수사 이후에 불어닥칠지도 모를 화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나' 살자고 '너'를 버리는 것이다.
'검찰수사 국민검증위'라는 것도 그렇다. 이는 옥상옥이요, 무허가 건물이다. 이미 여야가 사실상 합의했다. 디도스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넘기면 될 일이다. 수사권도 없는 '국민검증위'가 나댈 게 아니라 수사권을 갖고 있는 특검에 전권을 몰아주면 될 일이다. 누가 봐도 신뢰할 만한 인물을 특검으로 위촉하고,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고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될 일이다.
그래서 '국민검증위' 역시 '쇼'다. 더불어 '새치기'다. 국민이 검찰 수사 이후에도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쇼'를 펼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비 위치에서 벗어나 공격 위치로 은근슬쩍 끼어들려는 것이다. 백댄서가 메인 보컬 제치고 앞에 나서려는 것이다.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비대위는 '쇄신킥'을 날린 게 아니라 '눈가림쇼'를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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