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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수도권 '필패' 국민의힘, 35석 더 얻을 수 있는 방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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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수도권 '필패' 국민의힘, 35석 더 얻을 수 있는 방법 있다 [기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국민의힘의 121명 수도권 당협위원장에게 드리는 호소문
최근 국민의힘 내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49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가능한 곳은 6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출마자들이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따로 선출하는 과거의 병립형 선거제도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선거제도가 병립형으로 돌아가고 2024년 4월 총선에서도 유권자의 의사가 최근의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수도권의 121개 지역구 가운데 17개를 얻은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선거제도를 병립형이 아니라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꾼다면, 내년 총선에서 2020년과 유사한 지지를 받더라도 수도권에서 기존 17석에 더해 추가로 35석을 더 얻을 수 있다. 어떻게 그런 결과가 가능한 것인지 아래 표를 이용해 살펴보겠다.
▲ 표 1. 2020년 제21대 총선의 수도권 지역구 선거결과.
<표 1>은 수도권의 지역구 선거결과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결과가 103석 대 17석으로 압도적 격차를 보인다. 그렇다면 유권자의 의사도 의석수만큼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렇치 않다. 아래 표2, 3, 4에서 보듯이 거대양당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30%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의석수는 과도하게 차이가 난다. 유권자의 지지와 의석수 사이에 괴리가 큰 것이다.
▲ 표 2.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서울시 의석결과.
<표 2>의 서울시 정당득표수는 지난 2020년 총선의 결과이다. 배정의석이 58석인 이유는 지역구 49석에 비례대표 9석을 더한 것이다. 비례대표 9석은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서울시 유권자 비율만큼 곱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에서 유권자의 지지만큼 받을 의석은 21석인데, 지역구에서 8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13석은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얻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병립형과 달리 지역구 후보가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가 된다. 그래서 49개 지역구 후보가 그대로 서울시 권역의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비례대표 순번은 서울시당위원장이 제시하고, 서울시 당원의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게 되면, 국민의힘 서울시 당협위원장 가운데 최소 13명은 지역구에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
▲ 표 3.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경기도 의석결과.
<표 3>의 경기도 정당득표수도 지난 2020년 총선의 결과이다. 배정의석이 71석인 이유는 지역구 59석에 비례대표 12석을 더한 것이다. 비례대표 12석은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경기도 유권자 비율만큼 곱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경기도에서 유권자의 지지만큼 받을 의석은 25석인데, 지역구에서 7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18석은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얻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지역구 후보가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가 된다. 그래서 59개 지역구 후보가 그대로 경기도 권역의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비례대표 순번은 경기도당위원장이 제시하고, 경기도 당원의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게 되면, 국민의힘 경기도 당협위원장 가운데 최소 18명은 비록 지역구에 근소한 차로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
▲ 표 4.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인천시 의석결과.
<표 4>의 인천시 정당득표수는 지난 2020년 총선의 결과이다. 배정의석이 16석인 이유는 지역구 13석에 비례대표 3석을 더한 것이다. 비례대표 3석은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이천시 유권자 비율만큼 곱한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인천시에서 유권자의 지지만큼 받을 의석은 6석인데, 지역구에서 2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4석은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얻게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병립형과 달리 지역구 후보가 해당 권역의 비례대표가 된다. 그래서 13개 지역구 후보가 그대로 인천시 권역의 비례대표 후보가 된다. (비례대표 순번은 인천시당위원장이 제시하고, 인천시 당원의 비밀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게 되면, 국민의힘 인천시 당협위원장 가운데 최소 4명은 지역구에 떨어지더라도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바꾸면 모든 정당은 유권자의 지지만큼 의석수를 얻게 된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런 기본원칙이 기존의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자신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보다 훨씬 부족한 의석을 얻고도 왜 이를 방치했던 것일까? 그것은 다음 총선에서 바람이 반대로 불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얻었던 횡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대양당은 매번 자신들이 승자독식의 행운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기존의 불공정하고 왜곡된 선거제도를 방치해 왔다. 그에 따라 군소정당은 선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의석을 얻을 수가 없었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 정치의 발목을 잡아왔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에게 호소한다. 선거제도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고 또다시 그대로 방치한다면, 안타깝게도 최근의 내부 조사 결과대로 내년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세한 차이로 지역구에서 패배하면 그대로 끝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충을 영남지역의 의원들은 절대 느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독일식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대로 도입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한다면, 위의 표에서 보듯이 현재와 같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최소 35명의 추가 당선자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선거제도를 바꾸도록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서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의힘은 정치개혁의 큰 명분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공학적으로, 또 현실적으로도 막대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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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복
조성복 교수는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7년 30대 중반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2000~2007년까지 쾰른 및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2007년 쾰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베를린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후 2010년에 귀국하여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국회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저서로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 <독일 사회, 우리의 대안> <독일 연방제와 지방자치>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등이 있습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조교수의 사치'를 통해 우리 사회현상과 정치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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