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서 쉽게 그려지는 어휘를 즐겨 쓴다. 그게 소설가다.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임대주택 공사장은 지하 4층까지 파고 들어가 H빔을 타격한다고 쓰지 않는다. H빔을 때려 박는다고 쓴다. H빔 타격하는 소리가 2개월여 계속됐다고 쓰지 않는다. H빔 때려 박는 소리가 두 달 넘게 계속됐다고 쓴다. H빔 타격하는 소리와 진동으로 인근 건물에 미세한 진동이 있다고 쓰지 않는다. 마포구 서교동371-10 일대의 건물이 부르르 떤다고 쓴다.
임대주택 공사 현장 주변 건물은 진동으로 바닥과 계단에 균열이 생겼다. 균열 상태는 처음 성냥개비 드나들 정도더니 몇 차례 비가 내린 뒤로는 사람 손가락이 드나들 정도로 벌어졌다. 임대주택 공사 현장을 찾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청했다. 현장 소장은 출타 중이었고 직원은 예예, 하고 대답했다. 조만간 가을 달구비가 쏟아질 텐데, 달구비가 스며들면 지하 노래방에 물이 찰 텐데,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나 현장 소장은 균열 상태를 살피러 오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할 어떤 시도도 없어서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재훈 주무관한테 전화를 네 차례 넣었다. 그런데도 공사 현장 소장이나 장재훈 주무관은 입때껏 균열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마포구 서교동 370-5번지 일대로 발길 하지 않고 있다.
소설가는 원인과 결과라는 철학의 근본 문제에 천착해서 글을 쓴다. 바닥 균열 문제 해결하라고 임대주택 공사 현장 찾아간 것을 두고 진상 민원인 납시었네, 현장 소장 힘들겠네, 그렇게 쓰지 않는다. 진상 민원인 때문에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재훈 주무관 힘들겠네, 그렇게 쓰지 않는다. 소설가는 바닥과 계단의 균열을 불러온 임대주택 공사 현장에 책임을 묻는다. 균열 상태를 해결하라고 요청하는데도 나 몰라라 하는 현장 소장을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을 곰탱이라고 말한다.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재훈 주무관은 공무를 방관하는 진상이라고 말한다.
살 속으로 가을이 속속 들어오면서 달구비 쓷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포구 서교동 371-10번지 임대주택 공사 현장엔 쉴 새 없이 25톤 덤프트럭이 드나든다. 달구비로 공사 지연이 염려되는지 25톤 덤프트럭이 꼬리를 물고 드나든다. 그런데도 서교동370-5번지 일대의 바닥과 계단 균열은 나 몰라라 한다. 진상? 진상은 누구란 말인가? 공사 현장 소장과 마포구청 건축지원과 장재훈 주무관이 아니란 말인가? 균열된 곳으로 달구비 들이쳐 지하가 물에 잠길지도 모르는데, 바닥 균열을 해결하라는 민원인이 진상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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