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내가만드는복지국가(내만복)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 '유동호, 양혜정과 복지국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제주도를 찾아 공개방송을 열었다. 지난 2013년 내만복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이래 갑갑한 녹음실을 떠나 먼 곳을 직접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동호, 양혜정 두 진행자와 함께 제주도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방송 당일까지, 준비 과정을 일일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며 호들갑을 떨었다.
제주 현지 녹화 나선 만복라디오
더군다나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까지 내려 가 게스트하우스(민박) 좁은 방에서 방송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라디오 방송 장비와 장소 등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날씨였는데, 이틀 동안 쏟아지던 폭우가 거짓말처럼 방송 직전에 그쳐 분위기 좋은 야외무대서 공개방송을 열 수 있었다. 때마침 제주도를 여행 중이거나 일부러 찾아 온 사회복지학과 대학생들, 몇몇 제주도민들이 방청을 해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제주 특집 공개방송은 2부 나눠 진행했다. 1부는 전국의 복지 현장을 찾아 누비는 오지랖 넓은 고한철 사회복지사와 민박집 주인, 방청객들이 출연해 제주도와 제주도 복지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서 2부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제주도 예멘 난민 주제를 다뤘다. SNS서 요란을 떤 탓인지 방송을 올리자 '팟빵'(팟캐스트 방송 송출을 제공하는 인터넷 누리집) 시사/정치 분야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종전 내만복 라디오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내용적으로도 알찬 방송이었다.
팟캐스트(podcast)란 인터넷 방송을 말한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처럼 전파가 아니라 인터넷 망을 이용해 영상이나 소리를 전한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것만 골라서 보거나 듣는다.
출, 퇴근길 전철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라. 저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스마트폰을 뚫어지라 보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스포츠 중계나 뉴스, 연속극을 제 시간에 보기 위해 퇴근길을 재촉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스마트시대의 흔한 풍경이다.
내만복은 지난 2012년 발족한 이듬해부터 일찌감치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매주 <프레시안>에 연재하는 칼럼 저자를 직접 만나 못 다한 이야기를 듣거나 곳곳의 복지 현장에서 복지국가를 실현해 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전하고 있다. 내만복 라디오에 출연한 사람들은 100여 명이 넘는다. 이들은 대개 내만복의 든든한 지지자가 된다. 또 이따금 밖에서 모임이나 집회 때 "라디오 잘 듣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이들도 만날 수 있다.
라디오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내만복의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기자회견이나 토론회는 물론 매달 여는 '복지국가 만들기 촛불 문화제'와 '줬다 뺏는 기초연금', '어린이 병원비 국가보장' 의제 등 다른 단체들과 함께 하는 연대 활동까지 망라한다. 연금, 세금, 건강보험 등 어려운 주제는 교육방송으로도 제작했다. 사람들은 내만복 유투브 채널인 <만복TV>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러한 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다.
내만복, 복지미디어에 주목하다
이렇게 내만복은 복지국가 의제나 활동을 칼럼이나 논평 등 문자 외에도 팟캐스트 라디오나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복지미디어'라 부른다. 복지미디어는 내만복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로 퍼져 나간다. 그것도 책상 위의 커다란 컴퓨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이 사람에서 저 사람에게 전해진다. 내만복 초기에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했다. 지금은 주로 스마트폰으로 찾는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는데 처음에는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를 통해 내만복 블로그를 방문했다면, 지금은 페이스북으로 주로 들어 온다. 스마트시대, 온라인 미디어 환경이 SNS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걸 내만복 블로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상과 음성, 그리고 SNS를 잘 활용하다보니 내만복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발족 초기에는 블로그로만 들어오다 지금은 유투브, 페이스북, 팟캐스트 라디오로 통로도 다양해졌다. 여기에 내만복 활동이나 좋은 내용들이 계속 쌓이다보니 누적 효과가 더해져 내만복을 찾는 시민들은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림> 내만복 SNS 접속자 추이
'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할 때가 많았다. 혹 취재를 오더라도 방송에서는 짤막하게 지나는 장면으로 다룬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깊이 있는 내용을 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국회서 토론회를 여는 경우에도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은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만다. 누군가 내만복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길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만든 미디어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고민에서 내만복은 직접 영상과 라디오를 만들고 SNS로 시민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많은 시민들이 내만복 팟캐스트 라디오와 유투브와 페이스북 영상을 듣고 보면서 공유하고 댓글을 쓴다. 이들 중에는 종종 얼굴도 모르는(?)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한다.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풀뿌리 시민들을 만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복지미디어, 복지시민활동의 새로운 경로
여기에 더해 내만복의 복지미디어는 복지 현장을 직접 찾아 전파까지 하고 있다.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 팟캐스트 라디오 만드는 방법이나 마을기자 양성교육을 하면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교육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내만복을 알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라디오 공개방송도 광주, 부산, 대전 등으로 순회하면서 더 열어 볼 계획이다.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고 소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복지국가는 복지미디어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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