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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왕차관'…'박영준 게이트'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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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왕차관'…'박영준 게이트'로 번지나 박영준의 "형님" 이동조 회장, 게이트의 열쇠? 종착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파이시티 건과 별개로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비자금 의혹이 '게이트급'으로 번질 전망이다.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브로커 이동률 씨→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박영준 전 차관으로 통하는 '돈 세탁 루트'를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특히 검찰은 파이시티와 관련이 전혀 없는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이 박 전 차관의 '비자금 관리인'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조 회장, 정권 말 게이트의 열쇠? 종착지?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수부(최재경 부장)는 박 전 차관에게 돈을 '상납'해온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 씨가, 포항 지역 기업인인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의 계좌에 2000만 원을 입금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박 전 차관에게 돈을 건넨 브로커 이동률 씨는 파이시티 외에도 3~4개 기업에서 10억 원 이상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돈이 이 회장을 거쳐 박 전 차관에게 건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인-박영준 사이에서 이 회장이 '돈 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시티 수사와 별 관련이 없는 이동조 회장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박 전 차관을 포함한 현 정부 실세들과 이 회장의 관계 때문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파이시티 건 외에 다른 비자금의 '저수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회장이 4.11 총선에 출마한 박 전 차관에게 자금을 댔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 박영준 전 차관 ⓒ연합뉴스

이 회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포항고 총동창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의 추천으로 중앙위원에 선임된 적도 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박 전 차관과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아 왔다. 박 전 차관과 이 회장은 "형님", "동생"하는 사이라고도 한다.

이 회장의 사업이 이명박 정부 들어 번창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이 회장의 회사인 포스코 협력업체 제이엔테크는 2007년 매출이 약 27억 원 정도였는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08년에 포스코 하청업체로 선정이 됐다. 이후 제이엔테크 매출액은 2008년 100억 원, 2010년에는 226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포스코 물량이 제이엔테크로 몰렸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제이엔테크가 포스코 하청업체로 선정된 것 '정권 실세 포스코 회장 인사 개입설'과 맞물리며 역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지난 2008년부터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민주통합당 우제창 의원은 박 전 차관 등의 압력으로 결국 정준양 회장이 임명될 수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박 전 차관 외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나 박 전 차관의 '주군'인 이상득 의원, 이 대통령의 '절친'인 천신일 전 세중나모회장 등도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박 전 차관과 가까운 이 회장이 이동율 씨로부터 돈을 받은 시기는 2007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앞둔 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돈이 대선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 등을 밝히는 것도 검찰의 숙제로 남겨졌다. 일각에서는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시작된 수사가 박 전 차관의 비자금, 나아가 MB 정권 핵심부의 비자금 수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파이시티 사건은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 비리 사건 수사 도중 불거진 건이었고, 박영준 전 차관의 비자금 의혹은 파이시티 사건 수사 도중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 정권 실세 관련 비리가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존재가 비리의 '열쇠'일 뿐일지, '종착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100번 해도 자신있다"던 박영준, 이번에는?

박 전 차관이 민간인 불법 사찰의 '윗선'이라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총리실 직원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박(영준) 차관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 등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직원 등은 검찰 조사에서 "박 차장(당시 국무총리실 차장)이 사실상 (사찰을) 지휘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이자, 새누리당 소장파로부터 "국정 농단", "권력 사유화"의 대명사로 비판받았던 박 전 차간은 그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야당으로부터 아흔 다섯 번 공격을 받았다. 특검 100번을 해도 자신이 있다"는 투로 적극 반박해 왔다. 그러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스폰서 의혹, 비자금 의혹,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정권 말 줄줄이 불거지고 있는 지금 그는 가타부타 말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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