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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건강하시라요", "울지마라 잘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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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건강하시라요", "울지마라 잘 있어라"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이렇게 기막힌 게 어딨나"
"상봉이 모두 끝났습니다"

약속됐던 2박 3일의 시간이 끝났지만 딸들은 어머니의 손을 놓지 못했다. 북한의 딸들은 남한의 어머니가 탄 버스를 쫓아가며 건강하시라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22일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이 마무리됐다. 1951년 1.4후퇴 때 헤어진 어머니 한신자(89) 씨와 북한의 딸 김경실(72), 김경영(71) 씨는 단체 상봉과 점심식사 등 이날 예정된 모든 상봉 일정이 끝나고 헤어질 순간이 되자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한 씨와 딸들은 다른 가족들이 버스를 타러 상봉장을 빠져나갈 때까지도 서로를 놓지 못했다. 결국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었던 북한의 지원 요원들이 나서서 어머니와 딸을 떼어 놓으려고 했지만 김경영 씨는 한 씨의 팔을 놓지 않았다. 어머니가 버스에 타기 전에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는 북한 지원 요원의 말에 딸들은 겨우 발길을 돌렸다.

남한 가족들이 모두 버스에 탑승하자 북한 가족들에게 배웅을 해도 좋다는 방송이 나왔다. 이에 김경영 씨는 "(어머니가 탄 버스가) 몇 번 이에요"라며 입고 있던 한복을 걷어 올리고 다급하게 계단 아래를 뛰어 내려갔다.

9번 버스에 탑승한 한 씨를 만난 딸들은 "어머니 건강하시라요"라며 목놓아 울었다. 한 씨는 "울지마라, 잘 있어라"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버스 창문이 북한 딸들의 키보다 훨씬 높아 얼굴이 잘 보이지 않자, 남북 양측의 관계자 및 기자들이 할머니들을 안아 올리고 사다리 위에 올려드렸다. 이들은 서로 손바닥을 마주하며 상봉 때 찍은 사진을 들고 인사를 나눴다.

한 씨가 탑승해있는 버스가 출발하자 두 딸은 계속 버스를 따라갔다. 북한 관계자들이 "위험하다"고 이들을 제지했고, 딸들은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어머니가 탄 버스를 바라보며 오열했다.

▲ 한신자(왼쪽) 씨가 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가족들은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한의 삼촌 최동규(84) 씨와 만난 북한의 조카 박춘화(58) 씨는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이렇게 기막힌 게 어딨나. 통일되면 이런 거 안하잖아. 이게 뭐야 이게"라며 울부짖었다.

남한의 형인 차제근(84) 씨와 만난 북한 조카 차성일(50) 씨는 "큰아버지 형님, 다시 만납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버스 창문이 너무 높아 남한의 가족들이 잘 보이지 않자 차 씨는 "통일 장벽이 너무 높아서 그래"라며 안타까워했다.

1차 이산가족 상봉을 마친 남북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금강산에서 동일한 일정으로 2차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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