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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만에 처음 만난 父子 "이렇게 살아 계실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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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만에 처음 만난 父亲与女儿 "이렇게 살아 계실 줄…" 이산가족 두 번째 상봉,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시작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살아계실 줄은..."

생전 처음 만난 아버지를 만난 조정기(67) 씨는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68년 동안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끝내 돌아가셨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조 씨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의 2차 만남이 24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시작됐다. 이날 아버지를 만난 조정기 씨에 따르면 조덕용 씨는 한국 전쟁 당시 북한으로 올라갔다. 조 씨는 아버지가 본인이 태어나기 전에 북으로 올라갔다며 한 번도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남편인 조덕용 씨를 기다렸던 조 씨의 어머니는 상봉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기 불과 50여 일 전에 세상을 떠났다.

조 씨는 23일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은 사연을 말하며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속상하다. 어머니는 68년 동안 계속 기다리시다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제가 아버지한테 한풀이하러 가는 거다"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이모를 만나기 위해 상봉에 나온 김향미(66) 씨의 네 자매들은 "보고싶었던 이모님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라며 꽃무늬 바탕의 천에 자수로 새긴 작은 펼침막을 들고 이모인 신남섭(81) 씨를 기다렸다. 신 씨의 조카인 김주연(47) 씨는 "이모가 우리를 알아보지 못할까봐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 씨가 상봉장에 입장해 테이블 근처로 오자 네 자매들은 "어머 어떡해, 엄마랑 똑같아"라며 신 씨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한국 전쟁 직전에 헤어져 이후 소식이 끊긴 언니를 만나러 온 김정숙(81) 씨는 언니인 김정옥(85) 씨에게 "언니가 가던 녹슨 철길 따라 우리가 오늘 왔어. 나는 언니 얼굴도 모르잖아. 엄마 얼굴도 모르고. 내 이름을 어떻게 기억했어"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정숙 씨 어머니는 김 씨를 낳은 뒤 얼마 되지 않아 눈을 감았다. 김정옥 씨는 청진의 제철 공장에 일을 하러 간다고 떠났고 그 뒤에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상봉장 곳곳에서 눈물의 상봉이 이어지면서 눈물을 흘리는 북한의 행사 지원 요원들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남한의 기자들이 사진을 가까이 찍자 가족들에게 편하게 상봉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이번 상봉은 지난 1차 만남과 마찬가지로 2박 3일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지난 20~22일 진행됐던 1차 만남은 남한의 이산가족들이 북한의 가족을 찾는 것이었고, 이번 2차 만남은 반대로 북한의 이산가족들이 남한의 가족들을 만나겠다고 신청해서 이뤄진 것이다.

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을 한 뒤 저녁 만찬을 함께한다. 둘째날인 25일에는 숙소 객실에서 상봉과 점심식사를 개별적으로 할 예정이다. 이후 26일 작별상봉과 점심식사를 하며 상봉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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