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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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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떡해" 남북, 10월 말 이산가족 상봉 개최 협의하기로
한국 전쟁 때 소식이 끊긴 이후 70여 년 만에 북한에 있던 동생을 만난 강정옥(100) 씨는 "제주에 방 비어 있다. 같이 살자"며 동생의 손을 놓지 못했다. 다음번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이산가족들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24일 시작된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2차 만남이 26일 작별 상봉과 점심식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북한에 있는 동생 김점룡(87) 씨를 만난 김교남(91) 씨가 "(너 만난 걸 부모님이 아시면) 엄마, 아버지가 좋아할 거야"라고 말하자 김점룡 씨는 "내가 구정에 가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북한에 있는 언니 박영희(85) 씨를 만난 박유희 씨는 "다시 만날 날이 또 있겠지? 이게 무슨 일이야 가족끼리 만나지도 못하고"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박영희 씨가 "통일이 되면"이라며 유희 씨를 위로했지만 유희 씨는 "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떡해"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북한에 있는 외삼촌 윤병석(91) 씨를 만난 심인자 씨는 "시간을 붙들어매고 싶다. 기약없는 이별인데, 나이가 많으시니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라며 "잘 사는지 정도의 안부라도 묻는게 가능했으면 좋겠다. 아무 거리낌 없이 버스 타고 오고 싶으면 와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이 21차례 진행됐지만 상봉 이후 가족들 간 서신 교환이나 전화 연락 등은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봉의 정례화와 화상 상봉, 고향 방문 등도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남한은 북한에 이산가족과 관련, 위와 같은 조치를 실행하자고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에 투입되는 비용과 북한 가족들의 심적 동요 등을 이유로 여전히 남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상봉에서 남한 단장으로 참가한 박경서 대한적십자회(한적) 회장은 26일 금강산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과 이같은 사항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북한과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제반 여건이 허락된다면 고향방문단을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자는데 긍정적인 협의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대신 그는 남북이 연내 이산가족 상봉을 한 차례 더 추진하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연내 추가 상봉과 관련, "시기는 날씨 등을 고려해 10월 말로 예정하고 있으며, 이번 상봉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한 국장급 적십자 실무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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