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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떠난뒤 '한미 워킹그룹' 구성…美의 '제동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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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떠난뒤 '한미 워킹그룹' 구성…美의 '제동장치'? 청와대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긴밀히 논의하는 기구"
한미 양국이 대북 제재 준수과 남북 협력 사업 문제 조율 등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단(워킹 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관계가 북미 협상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상을 추진해 온 문재인 정부에 미국 측이 제동을 건 결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30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이 비핵화 노력과 대북 제재 이행, 남북 간 협력에서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조율을 더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워킹 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8일부터 30일까지 방한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난 뒤 나온 결과다.

한국 정부는 남북 철도 착공식, 남북 산림 협력,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추진 등에 대해 미국과 조율해왔다. 미국 국무부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추진에 대해서도 "대북 제재"를 이유로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고, 결국 31일로 예정됐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은 무산됐다. 이날은 주한 미국 대사관이 지난 달 평양을 방문했던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과 대북 사업을 진행하는 산림청장과 직접 접촉한 것이 알려지면서 '남북 관계 개선'에 견제구를 날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유럽 순방 과정에서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를 국제 사회에 호소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철도 착공식 이후의 본격적인 남북 철도 연결 사업 등을 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협력 사업에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에 미국은 '한미 간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하며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왔다. 한편, 유엔 제재와 무관한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과 남북 철도 착공식 등에 대해서도 미국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이러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한미 양국이 '실무급의 상시적 소통 채널'을 가동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워킹 그룹'의 성격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서 한미 사이에 보다 긴밀한 논의하기 위한 기구"라며 "비건 대표가 이 일을 맡은 이후로 개인 대표 차원을 넘어서서 좀 더 체계적으로 논의하고자 꾸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워킹 그룹의 구성에 대해서 김의겸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짤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지만, 비건 대표와 그의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대사관이 한국 기업에 연락해 방북 과정에서의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해 동향을 파악한 것이 한국 정부에 대한 '견제'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아보인다"면서도 "미국이 경고나 견제했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고문이 이달 말에 방한하려다가 일정을 취소한 데 대해서도 <조선일보> 등을 중심으로 "한·미 관계의 싸늘한 기류도 반영됐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방카의 방한 취소는 오는 11월 6일 미국의 중간 선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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