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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올해 서울 방문으로 비핵화 진정성 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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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올해 서울 방문으로 비핵화 진정성 보이라 [정세현의 정세토크] 신종 '살라미' 전술로 북한 압박하는 미국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2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관련 주요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비건 특별대표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남북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미국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비건 특별대표는 임 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에서 너무 앞서 나가지 마라, 유럽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재 완화 이야기하던데 유럽도 결국 미국을 따라오게 돼 있으니 미국과 보조를 맞추라는 말을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경고성 메시지를 듣고 있음에도 남북 협력의 속도를 내고 대북 제재 완화를 언급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북핵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낼 수 있고, 그래야 비핵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문 대통령이 유럽에 가서 프랑스와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을 만나 제재 완화 문제를 꺼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물론 안타깝게도 문 대통령이 프랑스와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 차원에서 이 문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유럽과 국제사회에 한국이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평가할 만한 행보다. 또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제재 관련한 이야기는 한 번 한다고 유럽 국가들이 우리를 따라오지는 않는다. 두 번, 세 번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며 "그런데도 프랑스나 영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본인들이 집권하면 비핵화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정 전 장관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서울을 방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북한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오도록 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를 통해 미국이 반 발짝이라도 나오도록 만들기 위해 본인이 어떤 조치를 하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이 같이 사는 방법은 미국의 양보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국이 움직일 수 있는 북한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이 조치가 문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했다는 식으로 포장돼야 북한이 미국에 굴복한다는 모양새로 비춰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31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11월 15일 '정세현의 정세토크' 1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바로 가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났습니다. 비건 대표가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전했을까요?

정세현 : 임종석 비서실장을 만났다는 것에 상징성이 있어 보입니다. 임 실장이 비서실장이긴 하지만 동시에 남북 공동선언 이행추진위 위원장입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갔을 때 정부에서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회담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걸 보면서 임 실장이 현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비건 특별대표 입장에서 보기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보다도 임 실장이 이행위원장의 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행보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대통령한테 전할 말을 임 실장에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임 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에서 너무 앞서 나가지 마라, 유럽 가서 문 대통령이 제재 완화 이야기하던데 유럽도 결국 미국을 따라오게 돼 있으니 미국과 보조를 맞추라는 말을 했을 겁니다. 남북관계에 속도 조절하고 제재와 관련해 북한에 잘못된 신호 주지 말라는 것이죠.

1990년대 김영삼 정부 당시에는 이와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북미 간 대화를 시작했는데 김영삼 정부는 한미 공조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이 남한과 속도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회담의 속도를 높이려고 했는데 이른바 '통미봉남'에 자존심이 상한 김영삼 정부가 막은 것이죠.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이러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북핵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낼 수 있고, 그래야 비핵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유럽에 가서 프랑스와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을 만나 제재 완화 문제를 꺼낸 겁니다.

물론 유럽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즉 북미 관계 개선에 속도가 붙거나 북핵 문제에 진전이 생기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해제 문제를 선도할 겁니다. 그 때 프랑스나 영국과 같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는 못할지라도 중립적인 입장만 취해줘도 제재 해제 문제와 비핵화 문제가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문 대통령이 프랑스와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과 정부도 이걸 모르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 차원에서 이 문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를 해야 국민들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보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일단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유럽과 국제사회에 한국이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평가할 만한 행보입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제재 관련한 이야기는 한 번 한다고 유럽 국가들이 우리를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두 번, 세 번 이야기를 해봐야 합니다. 그런데도 프랑스나 영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비판을 위한 비판입니다. 본인들이 집권하면 비핵화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건가요?

프레시안 : 그런가하면 미국 정부 당국에서 한국의 몇몇 기업 및 산림청과 접촉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아마도 대북 경제 협력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같은데요.

정세현 : 미국 당국은 기업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대북 진출하라고 권고하는데 거기에 동참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건 미국 정부의 실무급에서는 북한 핵과 관련한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이하 실무진은 이른바 북한의 '선(先) 행동'이 필요하다는 예전의 관행으로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북미 간 정상회담을 통해 소위 '톱다운' 식으로 정상 간 합의가 실무진들의 이행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실무진에서 이행을 막고 있는 셈이죠. 북미 간 실무회담의 경우도 이게 성사돼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북한에서는 미국이 이전과 같은 입장이라면 협상장에 나가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 정부가 국내 기업을 따로 만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 지금까지 한국이 한미 관계를 이렇게 끌고 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실제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보수 세력의 집회를 봐도 그렇고, 상당수의 국민들이 여기에 동조할 수도 있는 배경이 있으니 미국에서는 한국의 기업들을 불러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한국이 그동안 매사 미국에 물어보고 움직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행동이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개념도 없을 겁니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이 '불러주는 것만 해도 영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도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에 협조해야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사관에서 불러도 기업들은 달려가게 돼 있습니다. 미국에서 개별적으로 기업들 만나서 "살살해라, 미국 정부는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하면 알아서 맞춰주는 것이죠.

▲ 지난 29일 스티브 비건(왼쪽)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만남을 가졌다. ⓒ청와대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국 주요 대기업의 총수들이 참석한 것도 미국 당국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인 이유였을 겁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대기업 총수들을 북한에 데리고 간 것도 이들의 북한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 것이지요. 미국은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 망을 뚫고 나가려는 이른바 '전위부대'로 기업을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직접 관리하자는 생각을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정상회담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말했다죠? 기업들은 정말 기가 막혔을 겁니다. 자신들이 가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남한의 대기업들이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북한의 마음을 읽은 남한 정부가 가자고 해서 간 것인데 저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얼마나 모욕적이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미국에도 전해졌고 이 역시 미국의 한국 기업 단속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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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남한 정부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일부라도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미국 정부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기 전까지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이 무엇을 양보해야 미국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정세현 :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핵 탄두의 일부 반출 등이 가시권에 들어와야 종전선언을 비롯한 제재 완화 등도 해줄 수 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의 이같은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북미 간 회담을 할 것처럼 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이는 신종 '살라미' 전술입니다. 회담을 파탄 내지는 않지만 북한이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박차고 나가지 못하는 정도만, 아주 조금씩 희망을 주면서 붙들어 놓고 있는 것이죠.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북한과 협상을 이것저것 해왔습니다. 과거에는 북한이 울타리 밖에 있었기 때문에 협상이라는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협상의 희망을 내비쳤습니다. 그런데 이제 북한이 울타리 안으로 완전히 들어온 상황입니다. 여기서 미국은 북한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즉 협상의 판을 깨지 않을 것처럼 하면서 막상 만나려고 하면 '(너희들이) 더 내놓으면 만나주겠다'는 식의 전술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이 한국에 항의를 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자신들은 북한의 선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압박하고 있는데 왜 자꾸 제재 완화 이야기를 꺼내냐, 미국의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식의 경고를 하는 것이죠. 이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서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한 것 같습니다. 미국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풀려고 하는데 한국이 방해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프레시안 : 2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철도‧도로 연결과 관련해 미국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미국이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정세현 : 조 장관은 미국과 일부 이견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미국과 상당한 정도의 이견이 있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제재를 계속 유지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미국의 이같은 입장이 실제 비핵화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4일 평양에 10년 만에 가봤는데 정말 많이 변했더군요. 김일성 대학 맞은 편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는 파스텔 톤의 외벽이 있는 집들도 생겨났습니다. 이전보다 깨끗해지고 화려해진 것이죠.

이건 제재가 북한 경제에 사실상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10년 전에도 평양을 다녀온 사람이 있었다면 분명 이러한 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따라서 지금 미국 정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 중에 평양을 수시로 다녔던 사람이 있었다면 다른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미국 당국이 제재 효과에 대한 시계열적 분석을 못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실무진의 판단이 나오는 겁니다.

프레시안 : 북미 간 협상의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든 만나든 해서 중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세현 :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점점 여론의 눈치와 실무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게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심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하는 것보다는 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북한도 가시적인 손익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비핵화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오도록 해야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를 통해 미국이 반 발짝이라도 나오도록 만들기 위해 본인이 어떤 조치를 하겠다고 밝혀야 합니다.

남북이 같이 사는 방법은 미국의 양보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국이 움직일 수 있는 '북한의 조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조치가 문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했다는 식으로 포장돼야 북한이 미국에 굴복한다는 모양새로 비춰지지 않는 겁니다. 이렇게 돼야 북한의 내부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프레시안 : 한편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평양 공동선언을 비준했습니다. 이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세현 :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을 요구하고 평양 공동선언은 국무회의에서 비준했는데 이렇게 되버리니까 정부 논리가 좀 옹색하게 됐습니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 간 정상급 선언입니다. 설사 그 내용이 헌법 60조에 명시된 안전보장이나 재정적 부담이 있는 경우라고 해도 조약은 아니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추진했고 그게 잘 안되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정권이 바뀌면 남북 간 합의가 무시되고, 그래서 국회에서 비준하면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정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국회의원도 바뀝니다. 또 정권이 바뀌면 국회가 동의했다고 해도 이걸 존중하기 어렵습니다.

법적 절차를 밟으면 선언의 실질적 효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사실 법보다 중요한 요인이 정치입니다. 헌법도 따지고 보면 결국 정치의 결과 아닙니까?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트럼프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지도자들이 톱 다운 방식으로 시작한 지금의 국면에서 비핵화와 북미 수교까지 이어진다면 냉전 구조가 해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냉전 해체와 분단 와해라는 변화 앞에서 자유한국당은 생존의 불안함을 느낀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안된다고 버티는 것이죠.

정부는 국회 비준보다는 일단 남북 합의를 실제로 실현시키면서 야당에 현실이 무엇인지 인식시켜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관계도 그렇고 일을 진전시키는 것도 결국 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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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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