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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측, 편집국 봉쇄·기자 아이디 모두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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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측, 편집국 봉쇄·기자 아이디 모두 삭제 노조 비대위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자 불법조치"
사주의 200억 원 배임 의혹과 편집국장 경질에 따른 기자들의 반발로 시작된 한국일보 사태가 사측의 편집국 봉쇄조치로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한국일보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장재구 회장 등 사측 인사 15명이 이날 오후 6시 20분께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빌딩 15층에 있는 편집국에 진입해 일하던 기자 2명을 밖으로 내쫓고 편집국을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15명 정도의 외부 용역직원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당시 편집국 내 기자들에게 '회사의 사규를 준수하고 회사가 임명한 편집국장 등의 지휘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근로제공 확약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하고서 서명을 거부하는 기자들을 내쫓았다. 이어 15층 편집국의 출입문을 봉쇄하고 편집국으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3대와 비상계단도 폐쇄했다고 비대위가 전했다.

사측은 아울러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송고하는 전산시스템인 기사 집배신을 폐쇄하고 기사 집배신에 접속할 수 있는 기자들의 아이디도 모두 삭제했다. 이 때문에 기자들이 기사 집배신에 자신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퇴사한 사람입니다. 로그인을 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며 접속이 되지 않는다.

비대위는 "현재 한국일보 편집국은 사측 인사와 용역들에 의해 장악된 상태"라며 "이는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유의 일"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자 기자들의 정당한 취재 권리를 방해한 불법 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16일 오전 9시 한진빌딩 1층 앞에서 회사의 불법 조치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며 법적 대응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지난달 1일 사측이 이영성 편집국장을 보직 해임하자 이에 편집국 기자들이 보복인사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중 편집국' 체제로 운영돼왔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4월 29일 장 회장이 개인적 빚 탕감을 위해 회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장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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