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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목 잘린 지 13년, 4439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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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오늘로 목 잘린 지 13년, 4439일째 [기고] 기타노동자 복직 위한 LIVE AID '기타를 던져라' 콘서트
그들을 누가 죽였지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창문 하나 없던 양계장보다 못한 외진 공장
절단 절곡 머신에 손가락 잘리고
쉴 수 없는 빼빠질 연마질에 지문을 지우고
종일 기타줄을 당기고 피스를 박다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밀폐된 도장실에서 유기용제를 마시고
작업장 가득 뿌연 분진을 마시며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되어야 했던 사람들
조출 잔업 철야 근로기준법
노동조합의 '노'자도 모르고 순박하던
10년, 20년 기타만 만들던
세계 기타의 1/3을 만들던
'아이바네즈, 깁슨, 휀다, 마틴, 아바론, 센트루이스…'
그 모든 명품 기타를 만들던
예쁜 자개 문양을 달고 전 세계로 나가는 기타들을 보며 흐뭇해하던

그들을 누가 죽였지

박영호지
1200억대의 자산가 한국부자순위 120위의 떼부자 알부자 박영호지
노조가 있는 인천 콜트공장이 싫어
대전에 통기타만 생산하는 콜텍을 별도로 만들었던 박영호지
더 값싼 노예를 찾아
1996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공장 1999년 중국 대련에
년간 100만대 생산의 최첨단 공장을 만들고
모든 주문을 해외로 빼돌린 후
'경영 상의 위기'를 문서 상으로 조작한 박영호지
2007년 4월 인천 콜트악기 노동자 56명 정리해고
같은 해 7월 대전 콜텍악기 67명 전원 정리해고
곧이어 두 공장 모두를 위장폐업한 박영호지
그후 13년간의 농성 분신 고공농성 단식에도
단 한번의 교섭에도 나오지 않던 돈 밖에 모르는 박영호지

또 누가 그들을 죽였지

대한민국 법원이지
정당한 해고라고 박영호의 손을 들어 준 노동위원회
아무 일도 하지 않던 노동부 노동청
모든 저항을 봉쇄하던 경찰공권력
경영상 위기로 인한 폐업이 맞다면서
뒤로는 한국이 생산하는 세계 일류상품기업으로
박영호를 선정해 준 한국지식경제부지
나아가 ‘노동 부문의 선진화와 노동 생산성의 향상을 위하여 필수적인 노동시장 유연화 확보 등을 위해서는 정리해고 요건 정립이 필요’(대법원 재판거래 증거문건 중에서)해
고등법원의 명백한 부당해고 판결을 뒤집고
‘미래에 올 경영상의 위기만으로도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불법재판거래에 나선 대법원과 국가였지
지금도 사과와 명예회복 진실규명에 나서지 않는 이 국가지
단 한번도 박영호를 국정감사장에 불러주지 않던 대한민국 국회지

누가 그들과 함께 싸워가고 있지

연극으로 다큐로 글로 춤으로 미술로
함께 싸워나가고 있는 우리지
기타는 결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쥐어짜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다국적 자본이 노동을 착취하려 한다면
이에 대한 노동의 투쟁 역시 다국적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연대하고 있는 우리지
노래하고 있는 우리지
노래가 노래를 배신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전쟁과 폭력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독점과 소외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지

그들을 누가 죽였지

박영호지
오늘로 목 잘린 지 13년, 4439일째
임재춘 단식 17일째
이젠 다함께 말해주어야 해
이젠 그들도 KTX처럼 쌍차처럼 파인텍처럼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젠 그들도 정의를 바로잡고
명예를 회복하고 그리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이젠 우리 모두가 함께 말해주어야 해

그들을 누가 죽였지
박영호지
또 그들을 누가 죽였지
대법원과 이 국가지
누가 책임져야 하지
박영호와 대법원과 이 국가지
누가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
우리 모두이지
사랑을 노래하는 기타는
평화와 평등 자유를 노래하는 기타는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기타는
삶과 노동을 착취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소리 높여 외치는 우리 모두이지

ⓒ프레시안(최형락)

(덧붙이는 말)

파인텍 고공농성 현장에서 25일 단식을 하던 때, 모기업인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을 여러 차례 마주쳐야 했습니다. 409일+426일에 이르는 야만적인 고공농성에도 꿈쩍하지 않던 그도 끝내 책임을 인정하고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아 정상 경영과 고용승계, 노조 승계 등 모든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약속해야 했습니다. 그동안 내내 생각났던 이가 콜텍 박영호 사장이었습니다. 재력도 충분합니다. 홈페이지에 가면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와 중국 대련에 소재한 최첨단 생산공장으로부터 연간 100만 대에 육박하는 기타를 생산·수출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3000여명의 다국적 노동자들을 지금도 저임금으로 착취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자신의 부를 위해 일하던 노동자들을 경영 상의 위기를 허위로 꾸며 전원 부당해고하고, 국내 공장을 위장폐업한 잔인한 기업가입니다. 위 시 내용처럼 대법원과 국가가 나서서 그런 사기 행각을 보호해주었습니다. 부당함을 받아들일 수 없는 노동자들이 13년째 거리 농성을 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이젠 그들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이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끝장투쟁을 결의하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임재춘 조합원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지도 벌써 17일째입니다. 단식의 고통과 후과가 어떤 건지를 경험하고 있어서인지 더 마음이 아픈 듯합니다.

오늘(28일)부터 이틀간은 그 목 잘린 기타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한 LIVE AID '기타를 던져라‘ 콘서트가 플렛폼창동61 RED BOX에서 열립니다. 고맙게도 허클베리핀, 킹스턴루디스카, 블루스파워(신대철, 한성원, 찰리정), 잠바나이, 김사월+김해원, 다부다, 갤럭시익스프레스 등 뮤지션들이 함께 합니다. 공연 중 그들에게 주는 헌시를 낭독해달라 해서 밤을 새워보고 있습니다. 덕택에 그간 썼던 글들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그들을 만났던 2007년 문 닫힌 공장에 대한 르뽀글, 그들이 국회가 건너다보이는 양화대교 길 건너편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할 때 썼던 글들과 일들, 동료 문화예술인들, 연대자들과 함께 했던 수많은 시간들, 노동자들의 피를 묻고 설립한 박영호의 문화재단에 참여를 하지 말아달라고 이정선 동국대 교수에게 썼던 공개요청글, 시간이 훌쩍 지나 콜트콜텍이 강성노조 때문에 망했다는 허위 발언을 하고, 그래서 더 쉬운 해고와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는 노동유연화와 이를 받침할 노동법전면개악이 필요하다던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맞서 국회 앞 단식투쟁에 들어가던 때 썼던 글, 투쟁 3000일을 맞아 팽목항을 시작해 송전탑 반대운동을 하고 있던 밀양 등 전국의 저항 현장을 도는 전국순회공연에 나설 때 썼던 글들이 모두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며 잠깐씩 함께 했던 나도 이렇게 가슴이 끊어지는데 오늘로 그런 하루하루를 쌓아 4439일을 거리에서 보내고 있는 당사자들은 어떠할까. 인간의 시간이 아닌 짐승의 시간들. 눈물겨운 저항의 시간들. 어떻게 해야 박영호 사장이 잘못을 인정하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이 거대한 국가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뒤늦은 사과와 명예회복, 진실규명에 나서게 할 수 있을까요. 실제적인 이명박근혜에 다름 아닌, 작은 김기춘에 다름 아닌 이 일상의 독재자들, 특권자들, 노동자들의 법적권리를 농락하는 것쯤은 식은죽먹기로 아는 선출받지 않은 권력자들을 어떻게 응징해야 할까요. 이명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내고도 변함없는 이들 악독한 기업가들의 일상적 특권과 지배 하에 연속되는 우리 모두의 고난과 고통과 위험을 어떻게 근절해 나가야 할까요.

박영호 사장이 소유한 1200억대에 달한다는 자산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거나, 기타와 노래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음과 시간을 착취 독점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는 우리 모두의 어떤 시간에 기생해 자신의 배만을 불리며 살아가고 있는 거대한 거머리에 다름 아닙니다. 그런 박영호 사장, 13년 동안 불통과 무책임으로 버텨 온 그가 이제라도 인간다움을 회복해 자신의 사회적, 윤리적, 기업가적 책임을 다할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왜 우리 모두가 그 야비한 수전노의 굳어버린 머리를 깨는 일로 다시 굶고, 애닳아하고, 아파해야 할까요. 왜 그 한 사람의 무한한 소유와 안전을 위해 이 많은 세월, 이 많은 사람들이 수고로워야 하고 아파해야 할까요. 이젠 그만 이런 블랙코미디를, 야만을, 재미없음을 끝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며 광범위한 이런 자본가들의 불의 앞에 설 때마다 이깟 시가 무슨 힘이 될까 싶어 기운이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정작 먹고 사는 건 우리들의 그런 체념과 포기와 절망일 것이기에 이번 역시 무어라도 함께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기운을 차려봅니다.

파인텍 고공농성에 이어 박영호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끝장투쟁에 여러 사회단체들과 연대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의를 국제적으로 알려 더 이상 기타를 착취와 독점을 위한 도구로 사용치 못하게 하는 연대운동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음악인들이, 기타와 노래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다름 아닌 노동의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세계인들이 이런 기타로는 노래할 수 없다고 함께 나서는 아름다운 꿈을 상상해봅니다. 꿈조차 꾸어지지 않는 일이 불가능할 뿐, 꿈꾸어지는 일은 대부분 실현가능한 일입니다.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렇게 새로운 관계를, 새로운 연대를 꿈꾼 자들에 의해, 그 꿈의 실현을 위해 구체적으로 나선 이들에 의해 세계는 또 한 걸음씩 조금은 더 나은 세상으로 전진해 가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졸시 한 편에 다 담을 수 없었던 여러 상념에 빠져보는 새벽입니다.

#NOCORT #NOCORTEK

노동자가 없으면 음악이 없고, 음악이 없으면 삶도 없다

한국에서 장시간 노동, 낮은 임금, 산업재해에 시달리며 콜트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1년 뒤 회사는 공장 문을 닫고 노동자들을 해고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13년째 투쟁을 하고 있지만 회사는 매년 수익을 내고 사장은 주식배당으로 더욱 부자가 되었습니다. 기타는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을 함부로 해고해서는 안 됩니다. 잃어버린 삶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기타노동자들을 응원해주세요.

행동 1 - 기타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인증샷을 찍어 위 메시지, #NoCort와 함께 SNS 공유하기
행동 2 - 콜트기타 페이스북 페이지에 의견 남기기
행동 3 - Cor-Tek Corporation에 전화하기 (82-2-3661-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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