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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볼턴으로 판 깬 트럼프, 다시 '톱다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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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볼턴으로 판 깬 트럼프, 다시 '톱다운'으로" "말이 안되는 '빅 딜' 내용 일부러 언론에 흘린 것"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빅 딜' 문서와 관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같은 방안은 앞으로 쓰기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 및 미사일 관련 시설, 생화학 무기 등의 해체를 요구했다는 지난 3월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의 보도와 관련 "(미국이) 앞으로 이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서 안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일부 전문가들이 하도록 로이터를 통해 흘렸다고 본다"며 "이 안이 말이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일부러 (공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에서 보도한) 존 볼턴 보좌관의 그 안은 앞으로 쓰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날(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볼턴을 내세워서 판을 깼지만 이제 다시 '톱 다운'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손잡고 풀어 갈테니 북한도 새로운 길 가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는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 핵시설과 화학·생물전 프로그램, 관련된 이중 용도 능력, 즉 탄도미사일, 발사대, 관련 시설의 완전한 해체" 요구를 담은 문서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신고 및 미국과 국제 사찰단에 대한 완전한 접근 허용 ▲모든 관련 활동 및 새 시설물 건축 중단 ▲모든 핵 인프라 제거 ▲모든 핵 프로그램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상업적 활동으로의 전환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월 22일 주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습격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연루돼있다는 사건과 관련, 정 전 장관은 "미국이 지금 북한에 일종의 약점을 잡히는 것"이라며 "북한(의 대사관)이 불법으로 침입은 당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대미 협상에서 나쁠 것 없다"고 평가했다.

즉 미국이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일어날 수 있고, 북한 입장에서는 향후 미국과 협상에서 이를 하나의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북한 대사관을 습격했다고 주장하는 탈북자 단체인 '자유조선'은 지난 3월 27일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월 26일(현지 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자유조선과 FBI의 연루설이 나오자 북한 당국도 공식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월 31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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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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