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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종교계 "대북 식량 지원 모금활동 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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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종교계 "대북 식량 지원 모금활동 벌이겠다" 김연철 장관, 민간단체 만나 식량 지원 의견 수렴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대북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14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국내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각계의 지원금과 국민 성금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캠페인을 전개하는 이유에 대해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 우리가 아무 대책 없이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정치·군사적 긴장 상태와는 별개로 동포들을 돕기 위한 식량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 3월부터 2주 동안 북한 지역을 방문한 뒤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하며 식량 지원의 긴급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북한 인구의 40%인 101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황에 처해 있고 긴급하게 상황을 해결하려면 136만 톤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북한의 식량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가뭄 및 홍수, 지구 온난화 등 통제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근본적 원인"이라면서 "유엔 및 미국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올해 북한의 식량사정을 더욱 악화시킨 원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어느 국가도 선뜻 북한을 지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 발표하였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 14일 대북 민간단체와 종교계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대북 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정인성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남북교류위원장. ⓒ연합뉴스

이들은 정부와 국제사회, 그리고 북한 당국에 식량 지원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제사회에 "북쪽 주민들은 한반도 남쪽의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북쪽 주민들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한국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에 지지를 보내 주시고 함께 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 북한 당국에는 "대북 제재 등 국제 정세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에는 너와 나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한국 시민사회의 식량 제공 노력에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원 물자 전용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분배의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에 "민간차원의 식량지원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물자의 반출과 방북에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북측 민화협과 실무회담에서 식량 지원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북측에서 인도적 지원에 대해 공식적인 요청이 온 것은 없지만 이번에 실무회담을 하게 되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점을 전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소 소강상태에 있는 현재의 남북관계를 고려했을 때 북한이 소극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북한 측이 냉각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해서 정부가 직접 보낼 수 없다면 민간을 대신 내세워서라도 보내는 방법을 생각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지원 규모와 관련해 김 의장은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데 국내 농민들의 형편과 현재 쌀 비축량 등을 생각하면 쌀을, 그리고 배가 아닌 육로로도 보내줄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도 "이를 풀어가는 데 난관이 있어 하루 아침에 쉽게 될 수 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주는 방식 외에 영농 자재 및 장비들을 지원함으로써 자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기범 회장은 "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 장비와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영농 자재와 장비 등의 전달은 유엔 대북 제재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이날 오후 4시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입장을 김 장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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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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