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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황(天皇)의 책임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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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황(天皇)의 책임을 묻는다 [김민웅 칼럼] 우리는 천황문제의 직접 피해 당사자이다
아베가 사죄하지 않는다면

한일관계가 헝클어진 상황에 대해 만일 아베가 머리 숙여 사죄를 하지도 않고, 한일협정에서 누락된 식민지 지배 불법성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다음 수순으로 일본 천황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특히 중일전쟁 이후 태평양전쟁의 시기 전반에 걸쳐 천황의 위치에 있었던 히로히토(迪官裕仁)의 책임은 막중하다.

아베가 계속 버티면 10월 22일 예정되어 있는 일본 새 천황 나루히토(德仁)의 즉위식은 그런 질문 앞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일본 천황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결코 내정간섭이나 사안과 관련이 없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아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일본 천황, 천황제도와 관련해 직접 피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 이름 아래 나라를 빼앗겼고 신민(臣民) 취급을 당하고 자기 고향을 떠나 유랑했으며 목숨까지 희생당했다.

우리는 천황문제의 직접 피해 당사자이다

1932년 1월 8일 도쿄의 이봉창(李奉昌)과 1932년 4월 29일 상해의 윤봉길(尹奉吉) 두 의사(義士)의 독립투쟁이 어떤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아베는 결코 오만을 떨어서는 아니 된다.

연합국이 주도한 1948년 도쿄재판이 정치적 고려로 천황의 전쟁책임을 면죄했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거론하지 조차 못했다. 그렇다고 우리의 질문이 끝난 것은 아니다.

도쿄 재판의 심문과정에서 전쟁책임이 천황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A급 전범 처리된 당시 육군대장이자 참모총장, 총리였던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는 “없다”,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천황은 평화를 원했는가? 라고 묻자,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군부는 절대군주인 천황의 명을 거스른 자들인가? 라고 하자 “군부가 천황에게 전쟁의 불가피성을 종용해서 마지못해 전쟁을 승인했다“고 답한다.

이게 말이 될까? 안 될까?

용서받을 기회를 놓치지 말라

일본 민주주의와 천황제도의 문제는 여기서 생략하기로 하고, 우리는 우리의 요구대로 되던 안 되던 일본 천황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불법성과 (한일합병은 일본천황(明治天皇)에게 조선을 영구히 바치는 내용이다.) 전쟁책임의 문제를 명확히 공언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일본은 진정 평화롭고 우의 넘치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원한다면 과거의 잘못을 치열하게 반성하여 용서받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천황”은 그 명칭대로 써야 비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천황제도의 초월적 지위가 일본의 민주주의에 근본적 장애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절대성역이 있는 한 비판정신의 힘은 자라날 수 없다. 일본의 현실권력은 이 절대성역의 권위를 앞세워 자민당 일당지배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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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미국 진보사학의 메카인 유니온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화독법>, <잡설>, <보이지 않는 식민지> 등 다수의 책을 쓰고 번역 했다. 프레시안 창간 때부터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연재를 꾸준히 진행해 온 프레시안 대표 필자 중 하나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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